"닝겐모델 비켜!" 화장실을 백사장 삼아 화보 촬영하는 고양이

2019.02.25 17:51:01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노트펫] 화장실용 모래를 백사장 삼아 해변 화보를 촬영하는 고양이 영상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고양이가 화장실에 드러누울 수밖에 없던 특별한 이유가 있어 더 큰 관심이 쏠렸다.

 

"호오...내 화보를 무료로 공개하라니 양심이 없는 인간이구나?"

 

태건 씨는 지난 21일 "꼬맹아 왜 오줌을 그렇게 싸"라며 영상 하나를 게재해 고양이 꼬맹이를 소개했다.

 

영상 속 꼬맹이는 고양이용 화장실에 들어가 드러누워 있다.

 

모래 위에서 다리를 치켜세우고 누워있는 모습이 백사장에서 화보 촬영 중인 모델을 연상케 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꼬맹이가 드러누운 채로 소변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꼬맹이에게 멋드러진 스카프를 해줬지만, 목이 두꺼워 턱받이처럼 보인다.


망측한 자세로 소변을 보면서도 고개를 들어 먼 곳을 응시하는 시선 처리가 여느 모델 뺨치는 수준이다. 

 

꼬맹이는 방뇨를 마친 뒤에도 일어나지 않고, 누운 채로 모래를 덮고 화장실을 빠져나온다.

 

 

사실 꼬맹이가 누워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건 그가 엉뚱해서가 아니다.

 

꼬맹이는 범백(범백혈구 감소증) 후유증으로 중심을 잡지 못해 늘 누워서 화장실을 이용한다. 이날은 한쪽 다리까지 들고 싸는 모습이 재밌어 영상을 촬영헸다.

 

 

태건 씨 이모는 지난해 11월 말 꼬맹이를 포함한 길고양이 3마리를 구조해 입양했다. 품종이 같고,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아 남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남매를 진찰한 수의사는 "3남매가 모두 범백을 앓은 흔적이 있다"며 "운 좋게 살아남은 케이스"라고 했다. 실제로 범백을 앓는 고양이 치사율은 80%에 달하며 어릴 때 걸릴수록 자연치유 확률이 낮다.

 

예쁜 모자를 쓴 꼬맹이.

 

태건 씨 이모와 고양이 3남매가 연을 맺게 된 데는 커뮤니티의 역할이 컸다. 이모가 처음 3남매의 소식을 접한 곳이 태건 씨가 꼬맹이 영상을 올린 커뮤니티다.

 

이모는 이곳에서 3남매의 소식을 듣고 직접 구조에 나섰다. 이틀간 잠복한 끝에 암컷인 꼬맹이와 모찌를 데려왔고, 2주 뒤 포획용 틀을 이용해 수컷 망고를 추가 구조했다.

 

꼬맹이와 망고 구조 당시 상황.

 

태건 씨 이모 설명에 따르면 꼬맹이는 3남매 중 가장 성격이 못됐다. 이모의 손을 타면서도 으르렁거리고 하악질을 하는 별난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진짜 못된 녀석에게는 못됐다고 하지도 않는 법이다. 그나마 3남매 중 유일하게 손길을 허락하는 게 꼬맹이라고 하니, 고마우면서도 못내 아쉬운 마음에 하는 얘기다.

 

아래에 깔린 꼬맹이와 꼬맹이를 깔고 누운 망고.

 

태건 씨는 "이모가 워낙 지극정성이라 고양이들도 곧 마음의 문을 열 것"이라며 "다음번 이모 댁에 놀러 갈 때는 꼬맹이 3남매가 서로 이모 무릎에 앉겠다고 싸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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