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푸들 아니면 어때..이뿌기만 하구만'
2015.07.31 11:36:44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부모님 집에는 지금 이제 1살을 넘어가는 토이푸들 코코가 있다. 우리집의 두번째 강아지다.
집안이 복작대는 것을 좋아하는 아빠는 항상 개를 키우고 싶어 하셨다. 아빠, 엄마, 나, 남동생 이렇게 네 식구였지만 좀 더 많은 식구를 있었으면 하는게 항상 아빠의 바램이셨으니. 아빠는 심지어 얼마전 있었던 내 결혼식에서 '야구단 하나는 꾸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을 정도다.
코코가 우리집에 온 것은 지난해 이맘때. 2008년 13년 동안 우리와 함께 했던 퍼그가 저세상으로 가고, 한동안 우리집은 개 키울 생각을 못했다. 아빠는 계속 원했지만-퍼그를 데려오는 데 앞장선 것도 아빠였다-퍼그와 헤어진 것이 너무 힘들어서 엄마는 강아지 이야기가 나오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곤 했다.
하지만 남동생은 취업해 해외 현장으로 파견 근무 나가고, 나도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서 코코는 우리집에 올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엄마가 집안이 너무 조용하다고 개를 하나 들이는게 어떠냐면서 마음을 바꾼 것.
그래서 아빠 손에 이끌려 동물병원에 가긴 했지만 엄마는 그때까지도 반신반의했다. 게다가 그때 병원에는 아빠와 엄마가 원하던 암컷도 코코 요녀석 빼고는 없어 선택지도 작았다.
그러다 그만 엄마는 푸들 특유의 사람 눈치 보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그 가련해 보이는 눈빛으로 엄마를 빤히 쳐다 보더란다. 그것도 엄청 주눅 든 눈빛으로. 푸들이 똘똘 하다더니 코코 이 녀석이 그때 술수를 부린 것은 아닐까.
그 눈망울에 넘어간 엄마는 못 이기는 척하고 이 녀석을 데리고 왔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하면서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병원에서는 토이푸들이라고 했건만 이 녀석은 지금 몸무게가 5킬로가 넘어간다. 아니 토이푸들은 3∼4킬로그램 안팎이라던데..가족들도 코코가 폭풍성장하면서 덩치가 커지자 깜짝 놀랐다. 이거 사기분양을 당한건가. 데려올 때 약간 커보이기는 했지만 이전 키우던 개가 8킬로그램이 넘어갔던지라 작고 귀엽기만 했는데.
하지만 좀 크면 어떠랴. 토이푸들이라고 우겨 볼란다. 코코는 자식들을 떠나 보낸 아빠와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중이다. 정말 애교가 많다. 퍼그는 애교가 별로 없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심지어 강아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우리 신랑과도 잘 놀아준다.
코코는 요새 푸들 티를 팍팍 내고 있다. 동물병원에 갔더니 푸들에 그 흔한 슬개골 탈구가 와서 수술을 해야 한단다. 그러면 어떠하리. 남들 눈엔 못나도 우리 가족 눈엔 최고 이쁜이인걸.
이 글은 노트펫 회원님께서 보내주신 사연을 재구성해 작성되었습니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