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감기는 개도 안걸린다고?
여름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이제는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최근에 호흡기 증상으로 내원하는 반려견들이 많아졌는데 수의사 엄마를 둔 츠바이도 그 중 하나이다.
츠바이는 4살령 포메라니언으로 다른 포메라니언에 비해 코가 짧고 평소에도 재채기를 자주하는 편이지만 특별히 호흡기질환으로 고생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여름 엄청난 폭염에 에어컨 샤워를 심하게 한 탓에 그만 심한 감기에 걸려 버렸다.
흔히 감기라고 표현될 수 있는 반려견의 대표적인 감염성 호흡기 질환으로는 전염성 기관지염과 개 인플루엔자가 있다.
전염성 기관지염은 견사 등 밀집 사육하는 곳에서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켄넬코프(kennel cough)라고도 한다. 보데텔라 브론키셉티카(Bordetella bronchiseptica),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parainfluenza virus) 그리고 마이코플라즈마(mycoplasma) 등의 세균과 바이러스 등이 복합적으로 원인이 된다.
감염된 개와 접촉했을 때 며칠 간의 잠복기 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반적인 경우 마른 기침과 콧물 정도의 가벼운 증상만 보일 뿐 밥도 잘 먹고 정상생활이 가능하다. 짧게는 1주일 길게는 2주일 정도 안에 증상이 소실된다. 하지만 간혹 발열과 식욕 부진이 나타나고 폐렴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개 인플루엔자는 강력한 전파력을 특징으로 하며 개 인플루엔자바이러스(H3N2 타입)가 원인이다. 2007년 국내에서 처음 보고되어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됐는데 감염되면 고열, 식욕부진,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바이러스는 최대 48시간 동안 환경에서 살아 남을 수 있어서 직접 접촉 외에도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이나 손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위의 두 가지 감염성 호흡기질환은 다행히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자견 때는 기초 접종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고 성견이 되어서는 연1회 씩 추가 접종하면 되는데 특히 미용이나 호텔 이용 전, 애견카페, 독쇼 등 반려견들이 밀집된 곳에 방문하기 2주 전에 접종하는 것이 예방효과가 높다.
최근 영유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유행이라고 한다. 올 봄 최악의 미세먼지와 이어온 폭염으로 사람도 반려동물도 호흡기가 약해진 것 같다. 감염성 호흡기 질환과는 별개로 기관지염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고 실내공기를 자주 환기 시키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현재 경기도 분당에 소재한 '행복이 있는 동물병원' 정자점 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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