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찾으러 갔더니 테이프에 동여맨 시신 준 호텔
2019.04.26 16:10:17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아일랜드에서 한 반려견 위탁시설이 견주에게 테이프로 동여맨 반려견 시신을 건넨 후 전염병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지만, 공분을 샀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 사는 키얼스틴 킨치는 지난해 12월27일 사흘 일정으로 가족과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면서, 시베리안 허스키 반려견 ‘노바’를 반려견 위탁시설 ‘P&E 보딩 케널’에 맡겼다.
노바는 대장염을 앓고 있어서, P&E에 보내기 전에 수의사의 검진을 받기까지 했다. 스테로이드 치료제로 대장염을 성공적으로 치료했지만, 혹시 견주가 없는 사이에 문제가 생길까봐 대비한 것.
킨치가 지난해 12월31일 P&E에 노바를 찾으러가자, P&E 직원은 그날 아침 노바가 내부 출혈로 숨졌다는 비보를 전했다. 견주는 믿기지 않았다. 고약한 농담이라고까지 생각했다.
그런데 직원은 킨치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테이프로 꽁꽁 싸맨 덩어리를 내주며 노바라고 했다. 25㎏ 허스키견의 시신을 검은 가방에 넣은 후 테이프로 가방 전체를 동여맨 것.
킨치는 “완전히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노바를 차에 태우고 집에 데려가는 것이 얼마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줬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킨치는 신뢰하는 수의사에게 시신을 보여주고, 노바가 맞는지 마이크로칩 스캔을 해야 했다. 견주는 힘든 과정을 거쳐 시신이 노바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장례 절차를 치렀다.
장례식 후 견주는 분노해서 P&E에 해명을 요구하는 전자우편을 보내는 한편, 페이스북에 노바의 사건을 폭로했다. 그러자 공분이 일었다. P&E에 항의가 쇄도했고, P&E를 폐쇄하라는 청원 운동이 시작돼 3000명 가까이 서명했다.
게다가 P&E 직원들이 방화와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P&E 측은 아침에 노바가 피를 많이 흘리고 숨진 채 발견돼 수의사에게 연락했고, 수의사는 파보 바이러스가 의심되니 다른 개들에게 감염돼지 않도록 노바의 시신을 봉하라는 주의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P&E는 노바가 너무 큰 탓에 냉동고에 넣을 수 없었다고 억울해했다. 또 대장염은 치명적인 전염병 파보 바이러스와 증상이 비슷해서, 다른 개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파보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으로,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인다. 파보 바이러스를 치료하지 않으면 72시간 안에 숨지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견주는 여전히 P&E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 킨치는 “나는 오늘까지 여전히 P&E의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노바는 한때 나와 내 가족에게 일생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반려견이었고, 채울 수 없는 빈 자리를 남겼다”고 슬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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