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에게 미세먼지 마스크는 약(藥) 아닌 독(毒)
[노트펫] 안녕하세요. 돌로박스 자문 수의사 곽지윤입니다.
오늘은 미세먼지에 대비할 수 있는 아이템중 하나인 마스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SNS 상에서 광고로 많이 뜨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바로 강아지용 마스크인데요.
이 강아지용 마스크, 효과가 있을까요? 강아지도 미세먼지 심한 날 야외활동시 마스크가 과연 필요할까요?
답을 먼저 알려드리자면, '아닙니다'.
첫번째로 강아지에게 마스크가 효과없는 이유는,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 강아지 마스크들이 먼지를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 마스크는 사실 필터 기준이 가장 중요합니다. 요즘 많이 쓰는 미세먼지 마스크를 살펴보면, KF94, N95 이렇게 필터 인증을 받은 기준들이 표기되어 있죠.
그런데 강아지용 마스크들은 대부분 이런 인증받은 필터를 장착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미세먼지를 제대로 거를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미세먼지가 호흡기로 들어가지 않도록 마스크가 차단해주려면 반드시 얼굴에 밀착이 잘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 마스크도 좀더 얼굴 곡면에 맞춰 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아지는 견종마다 얼굴 형태가 다 다르고, 털 길이도 다 다릅니다.
뽀족한 강아지, 뭉툭한 강아지. 입가에 털이 수북한 강아지, 말끔한 강아지 제각각이죠.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획일화된 마스크 디자인으로는 강아지 얼굴에 제대로 밀착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대로 밀착되지 않은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공기가 마스크 필터를 통해서 들어오는게 아니라 그 틈새를 통해서 더 많이 들어오게 됩니다.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게 오히려 불편하기만 하고, 미세먼지는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강아지에게 마스크가 필요하지 않은 이유, 두번째는 건강상 위험 때문입니다.
무슨 이야기냐고요? 만약 마스크가 강아지 얼굴에 딱 맞는 경우, 체온조절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경우 어린이나 노약자, 임산부 등 건강한 성인보다 몸이 약한 분들은 마스크를 통해 숨을 쉬다보면 호흡곤란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호흡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마스크를 바로 벗으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강아지는 산책하는 과정에서 헥헥거리면서 혀로 체온을 조절합니다. 그런데 이 산책길에 마스크를 씌우고 있다면, 체온이 급격히 높아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무리 쌀쌀한 날씨더라도, 산책길에는 강아지들이 혀를 내밀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사람도 호흡이 불편해지는 마스크를 강아지에게 씌운다면 체온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호흡곤란이 왔을 때도 아이들은 말로 표현을 못하기 때문에 이차적으로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는 사람과 같이 강아지에게도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다면, 강아지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면 당연히 추천 아이템이 되었을겁니다.
하지만 마스크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에게 유용할 수 있지만 강아지에게는 불편함과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에 씌우지 않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미세먼지가 정말 심한 날은 아쉽지만 산책을 조금 자제하시고, 실내에서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어떨까요?
곽지윤 돌로박스 자문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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