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양이 좀 구조해주세요" SOS에 몰려든 온동네 사람들
2019.06.28 15:02:14 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노트펫] 외출냥이 한 마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쓰인 방공호에 갇혔다가 주민의 도움으로 3일만에 구조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26일(현지 시각) 이웃이 곤경에 처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모이는지 잘 알려주는 사례라며 외출냥이 구조기를 소개했다.
호기심 많은 고양이 드롭톱(Droptop)은 금요일이었던 지난 21일 집 밖을 나선 뒤 밤이 늦도록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드롭톱의 주인 조이 말콤(Zoei Malcolm)은 드롭톱이 '불금'을 보내는 중일 거라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드롭톱이 밤새 놀고 아침 일찍 귀가하거나 외박하는 일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날도 집에 돌아오지 않자 말콤은 드롭톱을 찾으려 발걸음을 뗐다.
집 주변을 돌던 말콤은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드롭톱의 울음 소리를 들었고, 뭔지 모를 구조물에 갇혀 있다는 걸 파악했다. 후에 알게된 일이지만, 이 구조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쓰이던 방공호였다.
말콤의 구조 요청을 받고 RSPCA와 지역 소방대가 출동했지만, 결국 구조하는 데 실패하고 마을 주민 너댓명과 민간 소방대에게 바통이 넘겨졌다.
막막한 상황에서 일부 주민은 SNS에 글을 올려 도움을 요청했고, 다른 주민은 구조대의 피로를 달래줄 차를 만들어 오기도 했다.
주민이 속속 모이자 드롭톱 구조에 쓸 도구도 점점 늘어났고, 다양한 아이디어도 쏟아졌다.
구조대원은 더이상 팔 수 없을 때까지 땅을 파고 들어갔다. 그 깊이는 8피트(약 2.4미터)에 달했다. 이어 벽을 부수려 했지만, 강철로 만들어진 문에 가로막혀 이번에는 우회하는 길을 택했다.
결국 벙커의 옆부분으로 돌아 구조대원이 간신히 들어갈 정도의 구멍을 낸 뒤 드롭탑을 안전하게 데리고 나올 때까지 총 3시간이 소요됐다.
드롭톱이 구조되는 순간 방공호 주위에는 50여명의 주민이 모여 드롭톱이 무사히 구조되길 기도하고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민간소방대원 마이크 포드는 "나무에 올라간 고양이는 많이 구해봤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라며 "이 작은 고양이 한 마리를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이 힘을 보탰다는 사실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말콤은 "드롭톱은 우리 집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라며 "망연자실하던 나와 아들들은 이웃의 힘으로 행복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드롭톱을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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