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봉지인 줄'..도로 굴러다니던 까만 아기고양이

2019.09.24 10:52:02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관심을 갖고 있는 물건이나 분야는 남들보다 더 잘 보기 마련이다. 동물활동가에게는 동물은 어느 곳을 가든 가장 먼저 관심이 가고, 눈에 띄는 존재이기 마련이다.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6차선 도로 가운데에서 검은 아기 고양이를 구조한 사연을 23일 SNS에 게시했다.

 

추석 연휴 전날이던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시 이케아 앞 도로를 지나던 활동가의 눈에 검은 물체가 들어왔다. 검은 봉지로 보였던 이 물체는 점점 6차선 도로 가운데로 이동하고 있었는데 바람에 날리는 것으로 생각됐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니 검은 봉지가 아니라 작은 새끼고양이였다. 급하게 차를 세우고 아기고양이에게 달려간 활동가. 다행히 아직 사고는 당한 것 같진 않아 보였다.

 

 

오히려 아기고양이는 인기척을 느끼고선 도로가에 주차돼 있던 대형버스 차체 하부로 서툴게 몸을 숨겼다. 비에 쫄딱 젖어 꼴이 영 말이 아니었다. 털이 몸에 붙어 있었으니 멀리서 봤을 때 검은 봉지로 보인 것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게다가 컨디션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구조장비도 하나 없었던 활동가. 하지만 휴대폰 어플을 이용해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려줬더니 아기 고야이는 몇 차례 대답을 해고, 다행스럽게도 버스 차체에서 내려와 밖으로 나왔다. 목덜미 부위를 잡아 살펴보니 너무 가벼웠고, 너무 꾀죄죄했고, 발에는 기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카라는 "고작 400g의 이제 갓 한 달 된 것으로 보이는 아기고양이는 다행히 기본검사에는 별이상이 없었다"며 "어미와 언제 떨어진 것인지는 몰라도, 그대로 놔두었으면 로드킬을 당하지 않았을지라도 곧 도태되어 사망했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아기고양이는 피하수액을 맞고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고, 사료도 정말 열심히 먹었다는 전언이다. 덕분에 롤로라는 이름까지 갖게 됐다. 카라는 "롤로와 같이 도움이 필요한 길고양이들이 더 쉽게 도움받을 수 있기를, 근본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동물이 최소화 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카라는 롤로를 포동포동 귀엽게 살찌워 표준체중으로 만들어놓은 다음, 좋은 가족을 찾아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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