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수분 섭취 늘리기
[노트펫] 물은 신체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며 생존과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물은 에너지를 생성하지는 못하지만 체내 세포 대사, 가수분해를 통한 영양소 소화흡수, 산소 및 영양소 등 물질 운반, 체온 조절, 윤활작용 및 신체 보호, 전해질 평형, 산염기 평형, 노폐물 배설 등 셀 수 없이 많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수분 섭취량이 부족하게 되면 이러한 기능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수분은 체내에서 생성되는 양이 미량이므로 반드시 외부로부터 섭취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신선하고 오염되지 않은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적절한 양의 음수량은 개의 경우 체중 10kg 이하의 소형견의 경우 밥에 있는 물의 양과 따로 마시는 물의 양을 합하여 체중 kg당 60ml을 조금 더 넘기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개의 몸무게가 4kg일 경우 하루에 약 240ml 이상을 마시면 정상입니다. 그리고 몸무게가 11~25kg의 중형견은 몸무게당 하루 50ml이 대형견은 몸무게당 하루 40ml이 적정 음수량입니다.
고양이의 경우 체중 kg당 하루에 40~50ml의 물을 마신다면 적당합니다. 만일 하루에 체중 kg당 100ml 이상을 마시는 경우는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으로 만성신장질환, 당뇨, 쿠싱,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 내과적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개와 고양이의 경우 체내 수분이 부족하게 되면 스스로 물을 찾아 마시므로 일정량을 계산하여 공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정량 이하를 마시게 되면 탈수 및 하부 요로기 질환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되므로 적절한 양의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우리의 반려동물이 물을 너무 적게 마시는 경우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수분 섭취량을 늘려 줄 수 있습니다.
우선 물의 종류와 관련하여 여러가지 다양한 시도를 해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들은 생수물을 선호하고 어떤 아이들은 정수기물을 더 선호합니다. 또 다른 아이들은 끓였다 식힌 물을 더 선호할 수 있습니다.
예민한 아이들의 경우 같은 생수물이라고 하더라도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아이의 기호도에 맞게 다양한 물의 종류를 제공해주고 그 아이가 더 선호하는 물의 형태를 알아내는 것이 좋습니다.
물그릇 역시 음수량에 영향을 끼칩니다. 물그릇은 다양한 재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예컨대 사기그릇, 스테인리스 그릇, 플라스틱 그릇, 유리 그릇 등이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만일 어떤 아이가 스테인리스 그릇에 들어있는 물보다 사기 그릇에 들어있는 물을 더 마신다면 물그릇을 사기 그릇 위주로 바꾸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때로는 시판용 물그릇이 아닌 종이컵에 담긴 물을 선호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물 그릇에 담겨 있는 물의 양도 음수량에 영향을 끼치는데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물그릇에 수염이 닿는 것을 싫어하여 물을 가득 따라 주는 것을 선호하고 어떤 아이는 수염이 물그릇 가장자리에 닿음으로써 물의 양을 가늠하는 것을 선호하여 물을 물그릇에 반 정도만 채워주는 것을 선호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고양이의 경우 물이 흐르도록 설계된 물그릇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그릇의 위치도 중요합니다. 고양이의 경우 보통 잠자리와 화장실에서 밥그릇과 물그릇을 멀리 떨어뜨려 놓는 것이 섭취량을 늘려 주는데 도움을 줍니다. 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물그릇이 놓인 위치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편안한 곳에 있을 때 좀더 물을 잘 마십니다.
시끄럽지 않고 조용한 곳이 좋으며 각각의 아이들이 물을 좀 더 마실 수 있는 특정 장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물그릇을 집안 곳곳 여러 군데 배치해 두어 아이들이 좀 더 물을 편안히 마시는 곳을 알아내는 것이 좋습니다.
물의 온도도 음수량에 영향을 미칩니다. 일반적으로 개와 고양이가 가장 선호하는 물의 온도는 약 15°C이지만 이 역시도 아이들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다양한 온도를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의 온도를 차갑게 해서 제공해 주거나 반대로 따뜻하게 해서 물을 제공했을 때 어떤 온도의 물을 더 선호하는지 찾아내는 것이 좋습니다. 때로는 냉동실의 사각 얼음을 물에 띄워주는 경우 물을 더 잘 마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는 물에 아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섞어줄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기존에 우유나 치즈 등을 먹어온 아이라면 우유를 물에 소량 타줄 수도 있고 때로는 닭과 소, 오리 등 고기 육수를 물에 섞어 줄 수도 있습니다. 뼈를 고아 우려낸 곰탕을 활용할 수도 있는데 아래 가라앉은 부분과 위에 뜬 지방부분을 제외한 중간 부분을 그대로 음용수로 줄 수도 있고 물에 일부를 섞어줄 수도 있습니다.
닭가슴살을 삶아서 아이에게 가끔 간식으로 제공하는 경우 삶고 남은 물을 버리지 마시고 음용수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육수를 냉동실 사각 얼음에 얼려 두었다가 물에 띄워 주는 방법도 좋습니다.
정설령 수의사(ray@knrc.co.kr)
한국영양전문동물병원 원장 /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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