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호랑이, 표범 그리고 고양이

[노트펫] 사자, 호랑이, 표범은 혈연적으로 상당히 가까운 친척들이다. 그래서 이들을 고양잇과동물에서 따로 떼서 표범속(Panthera)으로 분류한다.

 

이 동물들도 고양이의 먼 친척들이다. 그것도 덩치가 수십 배나 큰 친척이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사람과 킹콩(King Kong) 정도의 관계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킹 콩은 가공의 동물일 뿐이다.

 

이렇게 덩치 큰 빅 캣(big cat)의 집합인 표범속동물들의 행동을 보면 고양이의 특성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 동물에게서는 고양이와 유사함을 많이 볼 수도 있다.

백수의 제왕인 사자는 고양이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사자는 고양잇과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무리 생활을 한다. 프라이드(pride)라고 부르는 사자 무리는 갈기(mane)를 가진 수사자 한두 마리가 지배한다. 그리고 10여 마리 정도의 암사자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들로 구성된다.

 

그런데 무리의 진짜 주인은 수사자가 아니다. 암사자들은 평생 자신의 무리를 이탈하지 않고 살아가지만, 수사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수년의 짧은 임기를 사진 수사자들은 무리의 입장에서 보면 잠시 지나가는 손님에 불과하다. 이름 뿐인 지배자라고 할 수 있다.

 

무리를 이룬 사자는 누구도 건드리기 못하는 강력한 전투 집단이다. 그래서 아프리카 물소(African buffalo)나 얼룩말(Zebra) 같은 초대형 발굽동물(Hooves)도 사냥할 수 있다.

 

또한 하이에나(Hyena)나 아프리카 들개(African wild dog) 무리들의 위협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이렇게 먹이 피라미드(food pyramid)의 정점에서 지배적 위치를 점한 사자들은 아무래도 고독한 성격을 가진 고양이들의 생태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

 

빠르고 사나운 얼룩말은 사자도 사냥하기 어려운 동물로 유명하다. 2017년 7월 시카고 필드 뮤지엄

 

사자가 초원의 제왕이면 호랑이는 숲의 제왕이다. 호랑이를 위협할 만한 동물은 숲생태계(forest ecosystem)에서 없다. 그러므로 굳이 무리를 이루어 생활할 필요가 없다. 독불장군인 호랑이는 자신의 존재를 영역에서 과시한다. 산천초목을 떨게 하는 포효(roar, 咆哮)도 한다.

 

하지만 고양이가 자신의 존재를 만천하에 알리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최상위 포식자의 눈치를 봐야하는 중간급 포식자 고양이에게 이런 행동은 죽음을 자초하기 때문이다.

 

호랑이는 숲의 지배자다. 2017년 7월 시카고 필드 뮤지엄

 

표범은 자신의 서식지에서 정점에 있지 않다. 아프리카의 표범은 사자나 하이에나의 눈치를 봐야 한다.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호랑이의 눈치를 보지 않고 표범이 설치다가는 죽음을 면하기 어렵다. 표범은 사냥에 성공해도 온 힘을 다해 먹잇감을 나무 위로 옮겨야 한다.

 

표범은 나무 위에서 식사를 즐긴다. 2018년 3월 스미소니언 박물관

 

2인자의 삶에 만족하고 절대 1인자에 도전하지 않는 게 표범의 삶이다. 어떻게 보면 고양이의 삶과 비슷한 측면이 많은 맹수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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