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자 발견한 뒤 액체로 변한 고양이..'흘러 넘치는 건 기분 탓?'
2020.01.08 17:25:20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새 장난감보다 그게 담겨 있던 상자를 더 좋아하는 고양이들.
이런 고양이들의 못 말리는 상자 사랑은 크기, 종류 등을 가리지 않는데.
과연 여기에 들어갈 수 있을까 싶은 크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리 잡는 걸 보면 '고양이 액체설'을 본인들도 알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고양이 '봄'이 역시 마음에 드는 상자를 발견하고는 거기에 들어가기 위해 자신의 몸을 액체화(?) 시켰다고 한다.
낮잠을 자던 자리에 봄이가 없어 한참을 찾아 다녔다는 집사 봉심 씨.
보통 자고 일어나면 창가 쪽에 앉아 있거나 캣타워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그 날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발견한 덩어리 하나. 봄이는 작은 화장품 상자 안에 자신의 몸을 구겨 넣고 있었다.
몸에 비해 한 없이 작아 계속해서 몸이 삐져나오는데도 불구하고 봄이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그곳에 있었단다.
[봉심 씨 : 봄이는 상자 뿐 아니라 비닐, 쇼핑백 등을 참 좋아해서 보이면 일단 발부터 넣고 봐요. 한 번 들어가면 기본 1시간은 있다가 나오고요.]
올해로 5살이 된 상자 마니아 봄이는 봉심 씨 남편 분의 반려묘였다.
처음 본 순간부터 봄이에게 푹 빠진 봉심 씨는 장거리 연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봄이를 보기 위해 남편 분의 집을 자주 찾았다고.
봉심 씨가 생각하는 봄이의 매력 포인트는 온순하고 친화력이 좋은 성격이란다.
[봉심 씨 : AS 기사님이나 낯선 사람이 벨을 누르면 봄이가 제일 먼저 현관 앞에 나가 있어요. 그러다 마음에 들면 머리 박치기까지 한답니다.]
결혼하고 함께 살게 된 지 1년차, 그 사이 봄이는 사고 한 번 치지 않아 봉심 씨를 놀라게 했다.
TV나 인스타를 통해 높은 곳에 올라가 사고를 치는 악동 냥이나 집안 살림을 부수는 파괴왕 냥이를 많이 접했던 터라 봉심 씨는 그저 의아했단다.
[봉심 씨 : 봄이는 안전제일주의라 그런지 하루의 대부분을 창밖을 보거나 이불 속 또는 셋탑박스 위에서 잠을 자는 걸로 보내요.]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세상 얌전한 봄이도 자기주장을 강하게 할 때가 있다는데. 바로 아침 식사 시간이 되었을 때다.
매일 새벽 5시에서 5시 반 사이, 봄이는 모닝콜 냥이가 되어 봉심 씨 부부의 방을 찾는단다.
모닝콜 냥이라고 하면 대개 요란하게 울면서 집사의 명치를 지르밟는 모습이 상상되겠지만 봄이의 모닝콜은 ASMR 수준이라고.
봄이는 최대한 가까이 다가와 봉심 씨가 깨어날 때까지 숨소리를 크게 내거나 머리카락을 톡톡 치면서 깰 때까지 기다린다는데.
[봉심 씨 : 제가 깬 걸 확인하면 불쌍한 목소리로 '야아아~옹' 이렇게 울고 만약 모르는 척 하고 자면 깰 때까지 옆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짠해 피곤해도 눈을 뜰 수밖에 없어요.]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냐는 질문에 봉심 씨는 "작년 웨딩 사진을 찍을 때가 떠올라요"라고 답했다.
남편 분과 봉심 씨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바로 봄이와 함께 가족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양이의 경우 낯선 환경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계속 미루고 있었다는데.
그러다 친구, 동생 등 좋은 사람들과 봄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인 츄르의 도움을 받아 최고의 가족사진을 찍게 됐단다.
[봉심 씨 : 초반에는 제 옷에 구멍을 낼 정도로 긴장했었는데 그럼에도 잘 참아줘서 기특했어요. 그 사진을 볼 때마다 진짜 가족이라는 생각에 괜히 가슴이 뭉클해져요.]
봉심 씨는 "봄아. 사실 난 타지에서 결혼 생활을 할 생각에 걱정도 되고 겁도 많이 났어"라며 "그런데 봄이 덕분에 이곳에 금방 적응을 해서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아프지 말고 언니, 오빠 그리고 올해 태어날 동생에게 사랑 듬뿍 받으면서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어"라며 "사랑해"라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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