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신이 인간을 사랑하는 증거
[노트펫] 제목에 신(god)이 등장하는 이 글은 자칫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것 같은 오해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은 그 어떤 종교와도 무관하다. 몇 차례 언급되는 신은 특정 종교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천 년 전 위대한 고대문명을 만든 이집트인들이나 그리스인들이 만들어낸 신들과도 무관하다.
또한 이 글은 역사적인 사실이나 과학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개연성(蓋然性)과도 관계가 없다. 심지어 의도적으로 그런 점을 무시하거나 혹은 비틀어서 작성했다. 그저 고양이와 개라는 동물들이 천상(天上)의 신이 대지(大地)의 인간에게 준 선물과도 같은 소중한 존재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쓴 글일 뿐이다.
고양이와 개는 신이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알려주는 척도와도 같다.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는 특정 용액에 따라 색깔이 다르게 반응하는 리트머스종이(litmus paper)가 나온다. 지시약의 성질을 알려주는 그 신비스러운 종이와 같이 이 두 동물은 신이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알려주는 판단 근거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신이 인간들에게 소나 돼지와 같이 오로지 산업적인 목적으로만 사용될 수 있는 산업동물(産業動物)들만 내려 보냈다면 인간은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 친구 하나 없는 외로운 동물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은 인간에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신은 인간의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고양이와 개라는 두 종류의 동물을 보내주었다.
그래서 두 동물은 신의 특사(特使) 혹은 신의 선물 자격으로 인간 세상에 발을 딛게 된 것이다. 그 후 고양이와 개는 지난 수 만년 동안 인간의 친구로 인간의 사회에서 같이 잘 살고 있다.
고양이와 개는 그 친척들이 자연계에 존재한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호랑이와 늑대들이다. 인간이 제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고 해도 이 두 동물들을 자신의 의지대로 통제할 능력은 아직도 없다.
무시무시한 힘과 강력한 전투력으로 무장한 호랑이와 늑대는 먹이피라미드의 정점에 위치한다. 그들은 다른 존재들로부터 어떠한 질서를 강요받지 않는다.
그래서 신은 호랑이와 늑대의 친척 중에서도 유순하여 인간 사회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고양이와 개를 특별히 골라서 사람들의 세상에 보냈다. 인간은 고양이와 개를 보면서 야생의 호랑이와 늑대를 상상할 수 있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얼마나 눈물이 나게 고마운 일들인가!
신의 특사인 고양이와 개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각별하다. 사람은 지극히 이기적이지만 유독 고양이와 개에게는 그렇지 않다. 이들을 마치 자신의 자식처럼 사랑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와 개의 식사를 챙기는 일에 대해 대단히 민감하다. 하루에 한 끼도 빼지 않고 맛있는 밥과 신선한 물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겨울에는 아기에게 옷을 입히듯이 입히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털도 깎아준다. 심지어 이동할 때는 자신의 품에 개나 고양이를 안고 다니기도 한다. 아프면 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한다.
이렇게 다른 종(species, 種)의 동물을 지극한 정성으로 키우는 존재는 인간 이외에는 지구에 없다. 사람이 이렇게 고양이와 개를 애지중지하는 것은 그들이 신이 내려준 소중한 선물과 같은 존재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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