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키티의 '키티', 그녀는...

키티! 하얀 냥이의 모습을 한 깜찍한 캐릭터다. 원래 이름은 '키티 화이트'. 이제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만큼, 세계 약 70 여개 나라에 팬을 거느리며 사랑을 받고 있는 초유명 캐릭터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카메론 디아즈 '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레이디 가가'등 세계적인 스타들도 키티의 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자라면 누구나 키티가 그려진 소품 한 번 쯤은 구매 해 봤을 것같다. 다 커서도 키티를 끌어 안고 사는 이들도 많다. 지금은 이렇게 사랑받는 그녀지만 정작 태어날땐 주위의 기대조차 받지 못했던 그저그런 아이였었다.

 

 

키티의 제작사 '산리오'(sanrio)의 디자이너 시미즈 유우코는 비닐 소재의 동전지갑에 그려 넣을 캐릭터 만들기에 고심하던 중 우연히 고양이를 떠올렸다. 당시 동글동글 귀여운 개 캐릭터 '스누피'로 승승장구하고 있던 산리오는 더 나은 회사로 커나가기 위해 자신 만의 독자적인 캐릭터를 만들어야만 했다.

 

스누피가 개니까 우린 고양이로 해볼까 라는 생각에 하얀 고양이 캐릭터 하나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조금 단순하고 밋밋해 보여 머리 한 쪽엔 빨간 리본 하나를 달아줬다.

 

동전지갑에 처음 그려져 나와 서서히 인기는 끌었지만 처음엔 그저 '이름없는 흰 고양이'였다. 이름도 태어난 이듬해인 1975년이 되어서야 받았다. 그것도 동화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냥이, '키티'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일 뿐이었다. 어찌보면 대충 탄생한 것이다.

 

지금은 문구, 식품, 장식품, 버스, 전차 등 헤아리려면 끝도 없을 정도로 온 사방이 키티 얼굴로 장식돼있으니 대충 태어난 아이가 대스타가 된 것이다. 1990년대 후반엔 자신의 소유 물건 전부를 키티 상품으로 채우고 지내는 '키티러'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키티가 사랑받는 커다란 이유가 따로 있다고 한다.

 

키티가 탄생한 때는 일본의 단카이세대(団塊の 世代, 1947~1949년 사이 전후 베이비붐을 타고 태어난 세대)들이 첫 아이를 낳는 때였다. 고생하며 산 자신들의 삶을 물려주지 않으려 애지중지 귀하게 아이들을 키워냈던 세대다.

 

경제적 풍족을 주기 위해 바쁘게 살아간 만큼 그들의 아이들은 풍요 속의 외로움을 겪는 세대였다. 이 '단카이 주니어'들의 방 한 켠에 친구가 되어 준 냥이 인형이 바로 '키티'였다.

 

그래서 지금 일본의 40세 전후 여성들은 '키티'에게서 자신들이 어릴때도 그랬듯 표현할 수 없는 아련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키티의 무심한 듯한 표정은 좀 슬프게도 보인다. 웃고 있지도 않은 얼굴에 입도 없지만 마치 '다 이해하니 뭐든지 말해도 괜찮아~' 라고 속삭이며 외로운 소녀들 곁을 지켜 준 존재였다.

 

이 '단카이 주니어'세대가 청소년기이던 때는 '이지메'도 큰 사회문제였었다. 겉으론 풍족함을 누렸지만 메마르고 삭막한 정서로 청소년기를 보냈던 것이다. 그런 때 키티는 요즘 말하는 '치유해주는' 캐릭터였다. 그들이 자라 엄마가 돼 아이들에게 또 키티 굳즈를 선물하는 '키티맘'들이 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 듯 하다.

 

아직 키티는 무척 동안이지만 이젠 그들과 닮은 나이, 40살이 넘었다. 마냥 귀엽기만 한 흰 고양이 캐릭터 그녀가 꼭 다문 입을 하고 있는 까닭을 이제 좀 알 것같다. 키티는 꼳 다문 입속에 아주 많은 이야기와 비밀을 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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