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만 입 있냥?"..자기 빼고 먹었다고 싱크대서 시위하는 고양이
2020.02.12 17:54:17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식탐이 많아 집사의 음식까지 탐을 내는 고양이들이 있다.
이런 경우, 혹시라도 건강에 해가 될까 막는 집사와 먹기 위해 의지를 불태우는 고양이들의 전쟁(?)은 끊임없이 반복되는데.
집사인 세라 씨 역시 매일 뭔가를 먹을 때마다 식탐 많은 고양이 '고미'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한다.
세라 씨와 함께 살고 있는 다섯 냥이들 중 가장 식탐이 많다는 고미는 집사의 음식을 뺏어 먹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단다.
고미 몰래 세라 씨가 뭔가를 먹은 날에는 냉큼 싱크대로 가서 한참 서성이다가 시위에 나선다고.
며칠 전에도 집사가 커피를 마신 뒤 싱크대에 잔을 두자 고미가 시위에 나섰다.
시위에 나선 고미는 빈 커피잔을 꼬리로 말고 잔뜩 화가 난 표정을 짓고 있다.
당장이라도 '집사 너만 입 있냐! 나도 있다!'라고 말을 할 것만 같다.
[세라 씨 : 종종 먹을 만한 게 있나 찾아 본 뒤 저렇게 앉아 있어요. 항상 음식물을 치워 놓는데도 뭔가 있을 것 같나봐요.]
혹시라도 먹는 모습을 들키는 날에는 고미에게 뺏기지 않도록 예의주시해야 한단다.
잠깐 방심을 하는 순간 고미가 재빠르게 다가와 홀라당 뺏어 먹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세라 씨는 뭔가를 먹을 때 고미를 안고 있거나 장난감으로 시선을 돌린다고.
[세라 씨 : 그나마 다행인 건 안고 있으면 가만히 있다가 품에서 자요. 그만큼 사람을 좋아하는 냥이랍니다.]
올해로 2살이 된 고미는 사람 뿐 아니라 고양이들과도 사이좋게 지내는 사교성 좋고 성격도 무던한 고양이란다.
집사가 자고 있으면 어디선가 나타나 귀랑 목 쪽을 파고들면서 꾹꾹이와 골골송 삼매경에 빠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잠에서 깨고,
샤워를 하고 나오면 기회를 엿보다가 허리를 굽히는 순간 냉큼 그 위로 올라가 난감하게 만드는 고미이지만.
이런 활발한 고미 덕분에 집안 분위기가 더 좋은 것 같다고 세라 씨는 설명했다.
고미는 함께 있던 엄마 냥이 '부농이'가 1남3녀를 낳으면서 만나게 된 장남 냥이다.
세라 씨는 직접 담요로 부농이의 산실을 만들어주고 뜬 눈으로 기다렸다가 손수 고미 남매를 받았다고.
[세라 씨 : 여러 일이 있었는데 이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당시 만감이 교차했는데 아무래도 처음이니까 긴장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들 중 고미와 여동생 '토리'가 이 집에 남게 됐단다.
고미 남매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도도'와 '호도'가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내심 걱정을 했다는데 여기저기 잘 치대는 고미 덕분인지 큰 사고 없이 두루두루 잘 지내고 있다고.
[세라 씨 : 고미가 종종 부농엄마한테 혼나기는 해도 고양이보다 사람을 더 좋아해 호도랑 싸우는 도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을 보면 냥성만큼은 최고가 아닌가 싶네요.]
다묘 가정이라 나름의 고충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세라 씨는 아무래도 사료와 관리 부분에 신경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냥이들마다 맞는 사료가 있어 매번 거기에 맞춰 구매와 배식을 하고 털, 화장실 관리 등을 하고 나면 어느새 하루가 휙 하고 지나가 버린단다.
또, 밤마다 다섯 마리가 우다다를 하는 바람에 잠에서 깰 때도 많다고.
[세라 씨 : 여름쯤이 되면 집에 모기가 들어오잖아요. 그런 날에는 그걸 꼭 잡은 뒤에야 겨우 잠에 들어요.]
이처럼 바람 잘 날 없는 세라 씨네이지만 아이들 덕분에 웃는 날이 더 많아 그런 것쯤은 아무 것도 아니란다.
세라 씨는 "냥이들아. 항상 웃게 해줘서 고맙고 올해는 사고 좀 그만치자"라며 "앞으로 쭉 아프지 말고 이렇게 건강하게 잘 지내자"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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