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중국에 남겠단 우크라이나인`..대통령이 동반귀국 약속
2020.02.26 15:25:54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중국에서 활동한 우크라이나 모델이 전세기 탑승을 거부당한 반려견 때문에 중국에 남길 선택해 국제적 주목을 받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반려견과 같이 귀국할 수 있는 항공편을 약속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델 아나스타샤 진첸코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모국 우크라이나로 대피하기 위해 주중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통해 전세기 신청서류를 준비하던 중, 반려견 ‘미샤’를 데리고 갈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미샤를 집에 남겨두거나 반려견 시설에 맡기라고 제안했지만, 진첸코는 미샤를 남겨두고 갈 수 없어 대사관의 제안을 거절했다.
진첸코는 지난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반려견과 함께 남기로 결정했다고 공개했다. 그녀는 “대사관은 개가 있다며 거부했다”며 “미샤는 내 친구이자 가족이기에 미샤를 떠나거나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진첸코의 이야기가 논란이 되자,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모든 위생기준을 통과하면” 그녀와 반려견이 함께 전세기를 탈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진첸코는 봉쇄된 우한에서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 간신히 동물병원 한 곳을 찾아내, 미샤를 위한 입국서류를 준비했다.
그런데 갑자기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중국 당국이 그녀의 반려견 대피를 거부했다”고 그녀에게 통보했다. 대사관이 중국 당국에 미샤의 서류를 전달하지도 않고, 대사관이 중국 당국을 대신해서 거부한 것을 진첸코가 뒤늦게 발견했다고 우크라이나 영자신문 키예프 포스트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결국 그녀는 지난 10일 1차 전세기에 이어, 지난 20일 2차 전세기에도 탑승하지 못했다. 진첸코는 슈퍼마켓 출입을 금지 당해서, 집 앞 상점에서 간신히 음식을 구입하고 있다. 그녀는 “미샤는 9일간 먹을 충분한 음식을 확보했지만, 나는 사흘치에 불과하다”고 호소했다.
그녀의 이야기가 SNS(Social Network Service)에서 회자되면서,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 언론이 그녀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녀에게 직접 전화해서, 그녀가 반려견과 함께 우크라이나로 돌아올 항공편을 약속했다. 그녀는 지난 21일 인스타그램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통화 영상을 공유했다.
현재 그녀는 자가 격리 상황에서 짐을 싸놓고, 미샤와 함께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두렵지 않느냐는 BBC 통신원의 질문에 진첸코는 “나는 당연히 무섭다”며 “하지만 나는 집에 머물고 있고, 대사관 직원이 매일 전화해서 살핀다”고 답했다.
만약 우크라이나 정부가 끝까지 반려견을 거부하고 진첸코만 탑승하라고 다시 제안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통신원의 질문에, 진첸코는 “안 된다”고 답하고 인사한 후 미샤와 함께 우한에 남겠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에 “미샤는 내가 (타국에서) 힘들고 슬펐을 때 곁에서 눈물을 핥아주고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며 “다른 사람들이 내 입장이 된다면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반려동물을 버리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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