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사고 친 뒤 집사에 애교 부리자 폭풍 잔소리하는 고양이
2020.03.11 18:09:15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간혹 사고를 친 뒤 모르쇠를 시전하며 애교를 부리는 반려동물들이 있다.
이런 경우 집사들은 혼내다가도 그 귀여움에 마음이 풀려 배시시 웃어버리고 마는데.
애교에 약한 집사를 대신해 사고 친 강아지에게 폭풍 잔소리를 하는 고양이가 있어 소개한다.
집사 유미 씨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몰래 고기 뼈를 물고 도망간 강아지 '라이'
뒤늦게 그 모습을 본 유미 씨는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 봐 다급하게 뺏은 뒤 안 된다고 혼을 냈다.
그러자 라이는 고기 뼈를 뺏겼다는 사실에 화가 났는지 심하게 으르렁거렸고, 이 상황을 지켜보던 고양이 '냐옹이'는 둘 사이를 가로막으며 말리는 시늉을 했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지나가고 몇 분 뒤 라이는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유미 씨에게 다가와 애교를 부렸단다.
어이가 없기도 하고 어떻게 반응을 할지 궁금해 유미 씨는 애써 모르는 척을 했다는데.
그럼에도 계속 라이가 애교를 부리자 냐옹이가 슥 오더니 폭풍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집사 좀 괴롭히지 말라고 훈계를 하는 것만 같다.
유미 씨는 "냐옹이가 라이한테 잔소리를 하는 건 2~3번 정도 본 것 같아요"라며 "평소에는 사이가 좋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라이가 산책을 가면 냐옹이가 찾아다니면서 울어요"라며 "병원 때문에 나가면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인식하게 됐는지 라이에게도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을 하는 것 같았어요"라고 덧붙였다.
집사를 대신해 라이에게 잔소리를 하는 냐옹이는 유미 씨 가족과 함께 한 지 올해로 9년 차란다.
길에 혼자 앉아 4~5시간 넘게 울고 있는 아기 고양이 냐옹이를 유미 씨 어머니가 주머니에 넣어 데리고 오셨다고.
그렇게 가족이 된 냐옹이를 유미 씨는 분유를 먹이고 대소변을 받아 가면서 금이야 옥이야 돌봤다.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냐옹이는 엄청 까탈스럽고 자기 몸을 끔찍이 아끼는 웰빙 냥이로 성장했다.
통조림이나 츄르 같은 간식은 냄새를 좀 맡다가 땅에 묻는 시늉을 하고 캣글라스나 비싼 사료만 먹는단다.
또 깔끔도 엄청 떨어서 욕실 하수구에만 볼 일을 본다는데.
이에 대해 유미 씨는 "냐옹이가 발에 모래가 묻는 것을 정말 싫어해요"라며 냐옹이가 고양이 화장실을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냐옹이가 가족들 중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유미 씨의 어머니란다.
유미 씨에게 꼬박꼬박 벌레를 잡아다 주면서도 만지는 것은 어머니에게만 허락을 한단다.
어머니가 넥카라를 만드는 것을 정말 좋아하시는데 치수를 재거나 재료를 고를 때 냐옹이는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다 만들어서 채워주면 얌전히 잘 하고 있는다는데. 물론 냐옹이가 넥카라를 얌전히 하고 있게 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사실 냐옹이는 치장을 하고 거울을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고. 그래서 혼자 전신거울 앞에 앉아 빤히 자신을 보고 있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고 한다.
냐옹이에 대해 소개를 하던 유미 씨는 감동을 받았던 에피소드 하나를 전했다.
어머니와 유미 씨가 언성을 높이며 싸운 날 냐옹이는 두 사람 사이로 끼어들어 계속 울기 시작했다.
번갈아 보면서 우는 게 꼭 싸움을 말리는 것 같아 결국 그렇게 싸움을 멈추게 됐다고.
이처럼 냐옹이는 평화주의자이자 다정다감한 고양이란다.
둘째로 온 라이는 올해로 6살이 됐다. 친척 분의 사정으로 유미 씨의 가족이 됐고 함께 한지는 3년 정도 됐다고.
처음에는 냐옹이가 싫어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조금 경계를 하더니 쿨하게 가족으로 받아줬단다.
평소에는 얌전한 편인데 가끔 사고를 칠 때 크게 한 건씩 한다는 라이. 그래서 가족들은 애물단지라는 제2의 이름을 붙여줬다고.
이어폰을 망가트리거나 심하게 편식을 해 유미 씨의 속을 썩이는 라이이지만 그래도 마냥 사랑스럽기만 하단다.
유미 씨는 "소중한 가족 냐옹이, 라이야. 제발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오래오래 나랑 살자"며 냐옹이와 라이를 향한 바람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어 "귀여운 라이는 이어폰 좀 그만 물고, 편식도 그만하고 밥 좀 많이 먹자"라며 "예쁜 냐옹이는 엄마만 편애하지 말고 나도 좀 만지게 해줘라"라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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