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어깨에 올라타 이동 수단으로 쓰는 고양이.."앞으로 가즈아~"

2020.03.17 18:00:51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점프력이 좋고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을 즐기는 고양이들 중 종종 집사의 몸을 캣타워처럼 쓰는 냥이들이 있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올라가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가끔은 집사를 이동 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고양이 '아모'의 집사 예린 씨의 동생도 최근 냥이에게 이동 수단 취급을 받았단다.

 

"이 맛에 집사 두는 거 아니겠냥~?"

 

평소와 다름없었던 어느 날. 예린 씨는 동생의 "살려줘"라는 외침에 깜짝 놀라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다급하게 온 동생의 모습을 본 예린 씨는 심각한 표정의 동생을 앞에 두고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아모가 동생의 어깨에 자리를 잡고 머리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마치 운전대를 잡은 베스트 드라이버의 표정이었다고.

 

"난 핸들이 고장 난 8톤 트럭~"

 

거기에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긴 표정을 짓고 있으니. 예린 씨는 아모를 떼어내는 대신 카메라를 들었다고 한다.

 

[예린 씨 : 동생이 계속 떼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모의 표정이 너무 웃겨서 꼭 남겨야겠다 싶었고 이렇게 사진을 찍게 됐어요.]

 

"다들 2종 보통 집사 운전면허 하나씩은 있지 않냐옹~"

 

이제 막 1.5살이 됐다는 아모는 예린 씨 친구 회사 근처 도로 위를 돌아다니던 길냥이었다.

 

기온이 영하 13도까지 내려갔던 겨울, 아모의 상태를 유심히 살피던 친구는 예린 씨에게 아모를 꼭 구조하고 싶다고 전화했고.

 

그 말을 듣고 택시를 타고 달려간 예린 씨는 인형과 간식으로 아모를 유인해 안전하게 구조했다.

 

"집사 잘 만나서 재미나게 살고 있다옹!"

 

그렇게 가족이 된 아모는 집사에게 요구 사항이 확실하고 감정이 풍부해 표정에 다 드러나는 냥이로 자랐다.

 

요즘 들어서는 애교도 부쩍 늘어 볼 때마다 입꼬리가 내려가질 않는다고.

 

[예린 씨 : 먹는 것도 좋아해서 가끔은 간식을 훔쳐서 물고 전력질주하는데 그럴 때마다 너무 웃겨서 배꼽을 잡네요.]

 

간식을 향한 욕망의 레이더.. 걸리면 끝이다..

 

아모의 취미는 동생들과 놀아주기인데 여동생인 '머루'와 남동생인 '시루'를 대하는 게 완전히 다른 편애쟁이란다.

 

머루는 어떤 행동을 해도 예뻐하면서 시루랑은 싸우는 일이 많다는데. 물론 동생이라 진심을 다해 싸우는 일은 없단다.

 

애니멀 호더에게서 구조돼 2개월쯤 링웜을 잔뜩 달고 예린 씨네 집에 오게 됐다는 머루와 시루.

 

서로의 작은 몸에 의지하던 머루(좌)와 시루(우) 남매.

 

당시에는 많이 아팠지만 지금은 건강하게 잘 뛰어다니고 밥도, 물도 잘 먹고 있다고 한다.

 

[예린 씨 : 링웜 때문에 3~4주 정도 방에 격리를 시켰는데 동생들을 구경하고 냄새 맡는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별일 없이 합사를 할 수 있었어요.]

 

"어와둥둥 내 동생 머루~" (영락없는 여동생 바보 오빠)

 

그렇게 11개월 차 고양이가 된 시루와 머루는 각기 다른 성격의 냥이로 자랐다.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머루는 냉장고 꼭대기에 올라가 사람이나 고양이를 관찰하거나 멍 때리는 것을 좋아하고.

 

에너지 넘치는 시루는 최애 인형인 쥐인형을 물어오기 놀이를 좋아한단다.

 

캣타워 위에서 풍류를 즐기는 '머루'와 쥐돌이러버 에너자이저 '시루'

 

[예린 씨 : 쥐인형이 얼마나 좋으면 안 뺏기려고 다른 고양이들한테 으르렁거리기도 해요.]

 

개성이 뚜렷한 삼냥이와 함께 하다 보니 매일매일 웃음이 끊이질 않고 바람 잘 날 없다는 예린 씨네.

 

한 번은 가족들이 모두 잠든 새벽, 고양이들끼리 우다다를 하다가 유리를 깨트리는 사고를 친 적도 있다고.

 

(수군수군) "이 모든 계획은 집사 모르게 진행해야 한다옹.." (속닥속닥)

 

[예린 씨 : 와장창 소리에 깨서 다 치우고 눈에 보이는 유리란 유리들은 다 치워 버렸어요.]

 

'별일이 없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는 예린 씨.

 

종종 이렇게 사건, 사고를 만드는 삼냥이지만 예린 씨에게는 무척 소중하고 마냥 예쁜 아이들이란다.

 

"우리 삼남매의 일상은 '@amo_r_fa_ti'에서 볼 수 있다옹~"

 

예린 씨는 "아모, 머루, 시루 사고뭉치 삼냥이들아 너희 덕분에 많이 웃는다"라며 "앞으로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지내자"라고 말했다.

 

이어 "맛있는 것도, 장난감도 많이 많이 사줄게"라며 삼냥이들을 향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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