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 개가 아닌 사람으로 대우해야

[노트펫] 미국은 반려동물의 천국이다. 하지만 아무리 반려동물이라고 해도 출입하지 못하는 곳도 존재한다. 고도의 정숙함이 요구되는 대학교나 안전성을 우선해야 하는 식료품을 판매하는 식품점 등이다. 그런 곳의 특수한 사정을 감안하면 개나 고양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개가 짖거나 시끄럽게 돌아다니면 학교의 학습 분위기가 저해될 수 있고, 음식물에 침을 묻히거나 소변이라도 보면 위생상 우려나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다른 손님이나 학생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안내견의 출입만 허용한다는 대학 안내판, 2017년 미주리대학교에서 촬영

 

하지만 그런 제한에서도 제외되는 반려동물들이 있다. 이들도 생물학적으로는 동물이 맞다.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사람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시각이 불편한 분들의 도우미 역할을 하는 안내견(guide dog, service dog)들이다. 그리고 안내견이 받는 이러한 대우에 대해 그 누구도 거부하거나 부정적인 인식으로 보지 않는다. 이는 사회적인 약속이며 보편적인 합의이기 때문이다.

안내견은 개라는 동물이 가진 본능을 억제하고 자신의 주인을 돕기 위해 고도의 훈련을 받은 존재다. 그 결과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면 공공의 질서에 위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안내견이 업무에 소홀함이 없기 위해서는 사회적 도움도 필요하다. 결코 안내견을 위협해서도 안되고, 귀엽다고 만지거나 빤히 쳐다봐서도 안 된다. 물론 사진 촬영도 하지 않는 게 좋다. 안내견이 신체적 위협을 느끼게 된다면 안내견의 주인이 위험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내견이 착용한 조끼에는 “Please do not touch"(만지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기도 하다. 

 

반려동물의 출입은 제한하지만 안내견 출입은 허용하는 시장 안내판, 2018년

 

필자가 미국서 살았던 인구 10만의 소도시에는 주말만 되면 직거래 장터가 열렸다. 그 장터도 한국의 장터와 마찬가지로 먹거리들이 풍성했다. 당연히 반려동물은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시장 앞에 있었다. 하지만 안내견은 제외한다는 표시도 같이 있었다.

 

바비큐는 장터의 단골 메뉴다. 화려한 냄새를 맡으면 없던 식욕까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주인과 함께 장터에 나온 안내견은 그렇지 않았다. 그 냄새의 유혹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개는 사람보다 수십 배 이상 후각이 예민하다. 그런 동물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자신의 본능을 참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 인류는 안내견을 포함한 특수목적견들의 노고에 항상 감사해야 한다. 공항이나 항만에서 탐지견들은 마약이나 폭발물을 검색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한다. 매몰사고나 화재 현장에서 건물의 잔해에 깔린 사람을 찾는 인명구조견들의 노고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예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선거운동기간이던 지난 10일 안내견 조이와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장애인 참정권의 당연 보장을 역설하고 있다.

 

최근 21대 총선에서 시각장애인 후보 한 명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 출입 허용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으나 시각장애인 당선인의 안내견의 국회 출입 문제를 놓고 여러 논쟁이 있는 모양새다. 이는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다. 

안내견에 대해서는 동물이 아닌 사람과 같은 대우 혹은 준하는 대우를 해야 한다. 안내견은 사람을 해치지도 않고 공공의 이익에 위배되는 일도 하지 않는다. 사람을 돕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 소중한 존재, 늘 감사하고 고마운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 이 문제는 여도 야도 있을 수 없는 문제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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