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최전방` 美의료진에게 `힐링 선물` 배달한 치료견

2020.04.24 15:21:07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미국 의료진에게 영웅 힐링키트를 선물한 의사견 로키(왼쪽).

개인보호장비를 입은 의료진이 로키의 선물을 들고 감사 인사를 했다.(오른쪽)

 

[노트펫] 치료견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격무에 시달리는 미국 중환자실 의료진에게 영웅 힐링키트를 배달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살 로트와일러 치료견 ‘로키’는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일하는 미국 의료진에게 ‘영웅 힐링키트’를 배달한다. 로키의 사진과 함께 로션, 피부 보습제, 립밤, 피부 발진 예방용 파우더, 차 등을 담은 작은 꾸러미에 불과하지만, 의료진의 사기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로키의 선물을 받은 의료진들은 “의사견(Dogtor; Dog+Doctor 조어) 로키 고마워요”라고 적은 플랭카드와 키트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어서 로키에게 보냈다.

 

로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의료진.

중환자실 의료진이 선물을 배달하는 로키를 쓰다듬어주기 때문에, 로키가 배달을 즐긴다고 한다.

 

로키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도 로키가 계속 힐링키트를 배달할 수 있도록, 4500개 넘는 키트를 기부했다. 메릴랜드 주(州)에서 시작된 영웅 힐링키트는 기부 덕분에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8개주로 확대됐다.

 

메릴랜드대 의대생이자 견주인 캐롤라인 벤즐은 지난해 12월부터 로키를 데리고 메릴랜드대 의료센터(UMMC)에서 주 3회 치료 과정을 진행하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에 가지 못하게 됐다. 벤즐과 로키는 영상통화로 의료진과 소통하다가, 그들이 하루 8~12시간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격무에 시달린 끝에 지쳐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게 됐다.

 

그녀는 “오랜 기간 개인보호장비를 입으면 피부가 가렵고 자극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나는 잠깐 마스크를 하는 데도 피부가 자극받았는데, 하루에 10~12시간 이상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한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만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마스크와 수술복을 입은 로키. 의료진은 로키에게 의사견이란 의미로 독터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래서 벤즐과 로키는 영웅 힐링키트를 만들어서 선물하기 시작했다. UMMC와 필라델피아에 있는 병원에 4200개를 선물했다. 의료진이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게 소포장으로 만들었다.

 

벤즐은 “내가 차에 힐링키트 상자를 싣고, 로키에게 수술복을 입힌 후 차에 태우면, 로키는 들떠서 진정시켜야 할 정도”라며 “로키는 일하러 간다는 데 정말 신나하고, 메릴랜드 의료체계의 일환을 담당한다”고 귀띔했다.

 

로키의 봉사에 미국인이 감동 받으면서, 미국 전역에서 기부가 쏟아졌다.

 

영웅 힐링키트는 로키가 받은 사랑을 돌려준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로키가 전방십자인대를 다쳐서, 수술과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을 때, UMMC 의료진이 수술비와 물리치료비를 후원했다. 벤즐이 고펀드미를 통해 기부금을 모을 수 있도록 돕고, 의료진이 나머지 모자란 병원비를 냈다.

 

벤즐은 “이런 때에 많은 사람들이 무력하다고 느끼고,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위험하게 만들지 않고 차이를 만드는 쉬운 방법이고, 그것은 정말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때, 그것이 상황을 완전히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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