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혼 불태우다 딱 걸린 고양이.."날 말리지 말라옹!"

2020.06.17 14:49:52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그림 그리는 집사 따라 예술혼을 불태우던 고양이는 캔버스에 발자국 한 번 찍어보지 못하고 현장에서 붙잡히고 말았다.

 

집사 영미 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 집사를 훔쳐보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고양이 '패터슨'이다.

 

"그림은 그렇게 그리는 게 아니다옹! 내가 해보겠다옹!"

 

패터슨은 이젤 뒤에 숨어 영미 씨를 힐끔힐끔 엿보더니 틈새로 발을 넣어 붓칠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심심해서 괴롭히는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패터슨은 직접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집사가 사진을 찍는데 집중을 한 사이 패터슨은 앞발 젤리에 물감을 잔뜩 묻혔다.

 

일단 물감부터 묻히고 보는 직진 냥이와 불안한 눈빛의 집사.

 

깜짝 놀란 영미 씨가 잡으려고 하자 패터슨은 날렵하게 몸을 날려 피했고, 덕분에(?) 책상에는 패터슨의 젤리 자국이 군데군데 묻었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집사에게 붙잡힌 패터슨은 캔버스에 발자국 한 번 남기지 못한 게 억울했는지 몸을 비틀며 놓으라고 한바탕 난리를 피웠다.

 

[영미 씨 : 이 사건 때문에 패터슨은 냥생 처음으로 세면대에서 반신욕을 했어요. 끝까지 엄청 억울해 하더라고요.]

 

"이거 놓으라옹! 내 맘대로 할 거야. 말리지마!"


올해로 2살이 된 패터슨은 길냥이였다. 우연한 기회에 연이 닿은 영미 씨는 1년 넘게 패터슨과 함께 생활을 하고 있다.

 

호기심이 많아 집사가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옆에서 기웃거리곤 하는데, 특히나 동그랗고 작은 것에는 사족을 못 써 김밥, 홈런볼 같은 것을 먹을 땐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상에 이렇게 얌전한 냥이가 어디 있다고.. 난 모르는 일이다옹~"


몇 달 전 영미 씨는 패터슨 때문에 깜짝 놀라 응급실에 다녀왔단다.

 

갑자기 식음을 전폐한 패터슨이 걱정된 영미 씨는 부리나케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거금을 내고 하룻밤 입원을 시켰다.

 

다음날 피검사, 초음파검사, 엑스레이 등을 하기 위해 패터슨은 배 털을 싹 밀고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이상 없음이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눈이 번쩍 떠진다옹!"


[영미 씨 : 수의사 선생님께 얘기를 듣고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패터슨이 밥을 먹기 시작했어요. 제 생각에는 꾀병을 부리다가 배 털 밀리고 검사까지 하니까 '허걱 빨리 집에 가야겠다' 싶었던 것 같아요.]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패터슨이 고양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어 데려오길 망설였다는 영미 씨.

 

"집사야~ 앞으로도 간식 길만 걷자옹~"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평생을 후회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미 씨는 "고양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들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람들이랑 잘 살 수 있다는 걸 다른 분들한테도 알려드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나의 매력에 푹 빠졌다면 언제든 '@mr.pattypie'로 놀러오라옹!"

 

이어 패터슨에게 '앞으로도 같이 잘 지내자'라는 의미의 "냐오 냥냐앙"이라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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