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당황케 한 로봇청소기(?)의 정체.."벌레 잡으려다 갇혔다옹!"

2020.06.29 17:00:50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퇴근 후 평화로운 오후를 보내던 집사는 난데없이 등장한 로봇청소기(?) 때문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퇴근 후 아이들을 재우고 맥주 한 캔씩 마시며 하루를 마감하고 있던 집사 효진 씨 부부.

 

한참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어디선가 우당탕 소리가 나 동시에 그곳을 쳐다보게 됐다.

 

 

소리가 난 주방 쪽에서 집사 부부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것은 다름 아닌 뒤집힌 바구니였다.

 

처음에는 무슨 일인가 했더니 그 안에는 고양이 '먼지'가 들어 있었다.

 

바구니 안에 갇혀 당황했는지 폭풍 질주를 하는 먼지. 꼬리와 앙증맞은 발만 보일 뿐 얼굴이 보이지 않아 꼭 바구니에 발이 달린 것만 같다.

 

결국 그렇게 먼지는 집사가 구해줄 때까지 로봇청소기처럼 온 집안을 쓸며 돌아다녔단다.

 

[효진 씨 : 밖에서 날아온 벌레를 잡다가 바구니에 갇힌 것 같아요. 황당하기도 하고 귀여워서 한참을 웃었네요. 여름이라고 벌레들이 나타나니까 그렇게 뛰어다니더라고요. 그 모습이 꼭 말 같답니다.]

 

"말이라니! 말도 안 된다옹~ 나는 용맹한 블랙 재규어가 틀림없다옹~"

 

달리는 모습이 말을 연상케 하는 에너지 넘치는 냥이 먼지는 이제 막 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공장처럼 보이는 열악한 곳에서 구조된 먼지는 강아지 1마리와 고양이 2마리가 살고 있는 집에서 지내다 효진 씨 네로 오게 됐다.

 

[효진 씨 : 전 집사님이 끝까지 함께 하려고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저희가 가족으로 들이게 됐어요. 처음에는 마리라고 지어주려고 했는데 보자마자 딱 먼지라는 이름이 생각나서 바꾸게 됐네요.]

 

"나도 먼지라는 이름이 마음에 든다옹~"

 

그렇게 효진 씨네 둘째 냥이가 된 먼지는 처음부터 너무 활발해서 집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온 방을 해집고 다니더니 곧 안방마님 포스를 보여줬다고.

 

[크림이의 관찰일지] 집사가 웬 솜뭉치를 데려왔다냥. 솜뭉치는 자기가 이 집의 주인인 줄 아는 모양이다냥.

 

얌전한 첫째 냥이 '크림이'는 여전히 '얜 도대체 뭘까?'라는 표정으로 먼지를 바라본단다.

 

올해로 4살 추정인 크림이는 파양의 경험이 있는 냥이란다.

 

"지금은 행복하니까 괜찮다냥!"

 

[효진 씨 : 전 집사 분이 새벽에 운다고 파양을 한 것 같더라고요. 평택에서 김제까지 가서 데리고 온 아이랍니다. 함께 한 지 3년 정도 됐어요.]

 

햇빛 드는 창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크림이는 이름을 부르면 쳐다도 보지 않으면서 '간식 줄까?'라고 물어보면 "냥"이라고 대답을 하며 달려오는 귀여운 냥이다.

 

"땃땃한 것이 잠이 솔솔 온다냥.."

 

관찰하기가 취미라 자리를 잡고 집사들을 뚫어지게 쳐다보곤 했는데 최근 먼지가 온 뒤로는 동생 관찰에 여념이 없다.

 

회사 일로 힘들어 지친 몸과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을 때 먼저 다가와 옆에 있어준다는 냥이들.

 

[크림이의 관찰일지] 솜뭉치가 좀 더 커졌다냥. 내가 언제나 어디서나 지켜보고 있다냥.

 

말로 해주는 위로는 아니지만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효진 씨에게는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효진 씨 : 그래서 제가 더 냥이들에게 집착 아닌 집착을 하게 됩니다. 애들은 저를 귀찮아하지만요.]

 

"우리 가족 언제나 행복하자옹!"

 

냥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효진 씨는 "크림아, 먼지야. 너희 꼭 20살 넘어서 대학까지 가자"라며 "그러니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옆에 있어줘"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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