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서 개 2마리 공격받은 고양이 죽었는데..英견주 처벌 피해 공분
2020.07.01 16:28:37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집 앞에 앉아있던 고양이가 개 2마리의 공격을 받은 끝에 안락사를 당했지만 견주가 아무 처벌도 받지 않자, 집사가 맹견법의 맹점을 없애기 위해 법 개정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1살 고양이 ‘데이지’는 지난 6월 9일 오후 2시경 영국 잉글랜드 버밍엄 시(市) 킹스 노턴 집 앞에 앉아 있다가, 개 2마리의 공격을 받았다.
푸들 믹스견으로 보이는 중형견과 테리어로 보이는 소형견이 함께 데이지에게 달려들었다. 견주가 목줄을 채우지 않은 개 3마리를 산책시키다가, 개 2마리가 데이지에게 돌진한 것.
집사 비키 브레넌(51세)은 데이지가 우는 소리에 밖으로 나갔다가, 축 늘어진 데이지를 넘겨받았다. 데이지는 진입로에 쓰러져있었다. 크게 놀란 브레넌은 바로 데이지를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데이지는 6일간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였지만, 수의사는 부상이 심해서 안락사 시킬 수밖에 없다고 선고했다. 집사는 새끼고양이일 때부터 기른 데이지의 고통을 덜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브레넌은 “수의사가 항생제를 줘서, 데이지가 처음에 기적적으로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데이지가 갑자기 나빠졌다”며 “우리는 데이지를 잠들게 하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며 슬퍼했다.
사고 당시 상황이 이웃집 CCTV에 고스란히 담기면서, 집사와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브레넌은 “그 영상을 보고 나는 충격 받았다”며 “개 2마리가 야생동물처럼 데이지에게 달려들었다”고 비난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집사는 경찰에 견주를 신고했지만, 동물 간에 벌어진 일이라 견주를 기소할 수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맹견법은 사람이나 안내견을 공격한 개들만 처벌하도록 규정해서, 이 사고처럼 고양이가 공격을 받은 경우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개들의 목줄을 풀어준 책임이 있는 견주는 사고 직후 집사에게 이름과 연락처도 알려주지 않고, 돈이 없다며 자리를 떴다고 한다. 견주는 벌금 200파운드(약 30만원)를 내고, 반려견들의 목줄을 풀어주는 것을 금지하는 지역사회의 경고장을 받았다.
집사는 맹견법을 개정하자는 취지의 ‘데이지 법’ 청원운동을 시작해, 1일 현재 7000명 넘게 동참했다. 브레넌은 “이 동물들의 주인들은 책임을 추궁받을 필요가 있다”며 “견주가 보상하지 않은 치료비를 고펀드미 기부자들이 친절하게 대신 냈지만, 견주가 지불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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