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구조견 데이지는 사람을 구조한 것이 아니라 역으로 사람에게 구조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노트펫] 세인트 버나드는 추위에 강하고, 뛰어난 방향감각을 갖춘 덕분에 18세기부터 목에 포도주통을 걸고, 스위스 알프스 산맥에서 조난당한 등산객을 구조해왔다.

 

산악 구조견 세인트 버나드가 잉글랜드에서 가장 높은 산에서 주저앉는 바람에 역으로 사람들이 세인트 버나드를 구조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중 121파운드(약 55㎏)의 세인트 버나드 개 ‘데이지’는 지난 24일 저녁 영국 잉글랜드 서북쪽에 있는 산 스카펠 파이크에서 뒷다리에 통증을 느끼고 주저앉았다.

 

워즈데일 산악구조대 16인이 들것에 담요를 깔고, 데이지를 실었다.

 

날이 저물고 기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보호자가 데이지를 데리고 내려갈 방법은 없었다. 결국 보호자는 컴브리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워즈데일 산악구조대에 구조를 요청했다.

 

워즈데일 산악구조대는 16명을 동원해서 5시간 걸려서 데이지를 구조했다. 8명이 데이지가 실린 들것을 운반해서, 데이지를 안전하게 하산시켰다. 가파른 산길에서 데이지의 체중을 감당해야 했고, 폭포 물에 발이 젖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산악구조대는 들것에 끈을 연결해서, 가파른 지형에서 데이지에게 충격이 덜 가도록 했다.

 

구조대는 “구조팀이 들것을 들고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보호자가 데이지에게 밥을 먹이고, 물을 주면서” 데이지를 돌봤다며 “목에 브랜디통을 달고 알프스 설원을 누비는 사촌들의 이미지에 대한 기대를 저버려서 데이지는 명백하게 죄책감을 느꼈고, 다소 창피해했다”고 농담했다.

 

구조대는 구조에 착수하기 직전에 수의사 자문을 받아서 세인트 버나드 견종을 공부하는 정성을 쏟았다. 데이지가 얌전히 들것에 앉아있도록, 구조대는 반려견 간식을 잔뜩 준비해갔다고 한다.

 

 

 

구조대는 지난 25일 유튜브에 데이지 구조 영상을 공유했다. 그리고 하루 뒤에 페이스북에 데이지 구조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공개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온 데이지는 평소보다 더 크게 코를 골지만,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보호자는 귀띔했다. 보호자가 몇 달 전 데이지를 구조해서 입양하기 전까지 데이지는 힘겨운 삶을 살던 강아지였다고 한다.

 

스미스소니언지(誌)에 따르면, 수도승들이 알프스 산맥에서 험준한 것으로 악명 높은 생 베르나르 고개에서 처음 세인트 버나드를 사육하기 시작했다. 그 후 영국에도 수입됐다. 18세기부터 200년 가까이 알프스 산맥에서 약 2000명을 구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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