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코커스파니엘의 조상은

전세계에 살고 있는 수많은 견공(犬公)들의 고향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영국이다. 그런데 영국인들이 개발한 애견들을 보면 사실 원래 고향은 영국이 아닌 타지에서 영국으로 유입된 경우도 많다.

 

이렇게 영국인들은 자국에서 살아왔던 개뿐만 아니라 외지에서 온 개들도 하나의 견종으로 개량하고 개발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것같다.

 

오늘 소개하는 이 개는 위의 얘기와는 좀 다르다. 영국에서 하나의 견종으로 완벽하게 개량된 개를 신대륙인 미국에서 그곳 실정에 맞춰 다시 개량한 것이다. 그래서 견종에도 아메리칸이라는 국가명이 당당하게 붙어있다.

 

ⓒ캉스독스

 

먼저 이 미국 강아지의 선조격인 영국 강아지부터 살펴본다. 영국에는 습기가 많은 울창한 산림지대에 있다. 그곳에는 부리가 길고 체중이 불과 200~250g인 멧도요(woodcock)라는 작은 새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멧도요는 덩치는 작지만 얕보면 절대 안된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 작은 새 한 마리는 하루 평균 체중의 2배나 되는 지렁이를 먹는다. 대단한 먹성이다.

 

영국 웨일즈에는 지렁이 대식가 멧도요를 전문으로 사냥하는 개가 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아메리칸 코커 스파니엘(American Cocker Spaniel)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잉글리시 코커 스파니엘(English Cocker Spaniel)이다.

 

개 이름에 코커(cocker)라는 단어가 붙은 것은 멧도요(woodcock)를 잡는 사냥개라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그러면 아메리칸 코커 스파니엘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미국인들이 영국의 멧도요 전문 사냥개 잉글리시 코커 스파니엘을 자국으로 도입한 후 다시 여러 스파니엘 계열의 개들을 섞어 개량한 것이다. 그런데 정확하게 어떤 혈통의 개들이 들어갔는 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개의 얼굴 모양을 보면 잉글리시 코커 스파니엘에 비해 둥글고 주둥이가 짧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얼굴 특성을 고려하면 오리지널 견종인 잉글리시 코커 스파니엘에 비해 주둥이가 뭉툭하고 전체적으로 얼굴 모양이 둥글둥글한 스파니엘 혈통이 개량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 이 개의 원래 사용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오리지널 개와 마찬가지로 새 사냥개였다. 아메리칸 코커 스파니엘은 사냥꾼이 새를 향해 총을 쏘면 떨어진 새를 주워오는 용도의 조렵견(鳥獵犬)이다.

 

그래서 아메리칸 코커 스파니엘은 멧돼지나 노루 같은 사냥감을 직접 공격하여 숨통을 끊고 잡아야 하는 수렵견(狩獵犬)들에 비해 근본적으로 공격 성향이 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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