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에서 금빛으로`..금붕어의 180도 변신

2020.07.31 14:57:46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금붕어 몬스트로는 보호자 레이시 스캇을 만나서, 1년여 만에 놀랍게 변신했다.

 

[노트펫] 잿빛 금붕어가 보호자의 사랑으로 1년여 만에 황금빛 금붕어로 놀라운 변신을 해서 화제가 됐다고 미국 동물 전문매체 더 도도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레이시 스캇은 1년여 전에 아픈 물고기를 위한 약을 사러 동네 반려동물 가게에 갔다가, 우연히 수족관 바닥에 힘없이 누운 금붕어 한 마리를 봤다. 주황색을 자랑하는 금붕어들 사이에서 그 금붕어만 회색을 띠고 있었다.

 

스캇은 “금붕어는 스트레스를 받은 것처럼 보였다”며 “색은 칙칙했고, 눈빛은 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스캇은 그 금붕어가 어디 아픈지 직원에게 물어봤다. 가게 직원은 금붕어가 병변으로 금색이 회색으로 변했고, 더 이상 헤엄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 금붕어가 10살 정도 됐고, 평생 인공 연못에서만 살다가 나이 든 주인의 포기로 이 가게에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집에 돌아온 스캇은 그 금붕어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금붕어는 여생을 반려동물 가게에서 희망을 잃고 지내면서 삶을 허비할 거란 생각이 그녀를 마음 아프게 했다. 그러나 수족관이 작아서, 그 금붕어를 데려올 형편이 못 됐다.

 

 

그녀는 고민 끝에 금붕어를 구조하기로 결심했다. 물고기를 기르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그 금붕어를 치료하는 데로 친구에게 입양보내기로 합의했다. 다음날 그녀는 가게에 갔고, 할인된 가격에 그 금붕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4월말의 일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녀는 금붕어만을 위한 수족관 병원 만들기에 착수했다. 임시변통으로 얕은 깊이로 만든 수족관이었다. 스캇은 금붕어를 치료하기 위해서 매일 수족관 물을 깨끗한 물로 갈아줬다. 그리고 영양가 있는 밥도 챙겨 먹였다. 금붕어는 처음에 움직이지 않았고, 밥에도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스캇은 금붕어가 조금씩 헤엄치는 모습을 보게 됐다. 데려온 지 한 달 정도 된 시점이었다. 그녀는 “그 순간 나는 금붕어를 사랑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그녀는 금붕어를 더 큰 욕조로 옮겨주면서 ‘몬스트로’라고 이름을 붙여줬다. 피노키오 이야기 속에서 제페토 할아버지를 삼킨 고래 이름으로, 괴물이란 뜻이다.

 

180도 달라진 금붕어 몬스트로와 보호자 레이시 스캇.

 

그때부터 몬스트로는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회색 비늘이 배쪽부터 주황색으로 변하기 시작해서 몸 전체로 퍼져나갔다. 몬스트로는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스캇은 몬스트로가 충분히 회복했다고 여기고, 몬스트로를 대형 수족관으로 옮겼다. 다른 물고기들과 어울리게 하기 위해서였다. 몬스트로는 수족관에서 다른 물고기들과 함께 활발하게 헤엄쳤고, 행복하고 건강한 금붕어로 변화했다.

 

이제 11살이 된 몬스트로는 몸 전체가 주황색과 금빛을 띠고 있다. 등에 반점처럼 회색 비늘이 좀 남았고, 눈만 까말 뿐 이름에 걸맞은 “금붕어”로 회복했다. 몸 크기도 야구공에서 소프트볼 공 크기로 커졌다.

 

스캇은 “나는 몬스트로가 그렇게 많이 변할 줄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많은 사람들도 같은 물고기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는데, 솔직히 그 말이 무리는 아니다”라고 기뻐했다.

 

몬스트로가 스캇을 만나지 못했다면, 가게 수족관에서 얼마 살지 못했겠지만, 이제 몬스트로는 스캇의 사랑과 돌봄 덕분에 더 오래 살게 됐다. 몬스트로의 변화는 오히려 스캇에게 더 큰 영감을 줬다.

 

 

 

금붕어를 기르는 누리꾼들의 질문이 쇄도하자, 스캇은 더 자세한 내용과 기르는 방법을 담은 동영상을 더 올렸다. 스캇은 몬스트로가 블랙무어 금붕어(black moor goldfish)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블랙무어 금붕어는 나이, 환경, 식단, 수질, 일조량, 스트레스 등에 따라 색이 변하는 물고기라고 한다.

 

따라서 내 물고기가 검은 색이라고 해서 아프거나 불행한 게 아닌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활기와 행동이 더 정확한 지표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반려동물 가게에서 아픈 물고기를 사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몬스트로가 너무 불쌍해서 살 수밖에 없었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몬스트로가 미국너구리에게 잡아먹혔다는 소문까지 돌아서, 스캇은 지난 21일 해명 동영상까지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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