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톱스타 개훈련사 “처음 본 개에게 손 냄새 맡게 하지마세요!”

2020.08.24 15:35:07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손 냄새 인사는 잘못 알려진 애견상식 지적

 

 

[노트펫] 처음 본 강아지에게 인사하고 싶을 때, 손 냄새를 맡게 하는 것이 자기소개란 말이 있다. 그런데 애견 상식처럼 알려진 ‘탐지 시험’이 사실은 잘못된 정보라는 지적이 나왔다.  

 

톱스타 반려견 훈련사와 개 훈련업체가 처음 본 개에게 손을 내밀어 인사하는 애견 상식이 틀렸다고 지적해서, 애견인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고 미국 피플지(誌)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화배우 벤 애플렉, 팝 스타 레이디 가가, 배우 리즈 위더스푼, 배우 마크 월버그 등 할리우드 톱스타의 반려견들을 훈련시킨 태이마르 겔러 훈련사는 새로운 강아지를 만날 때 탐지 시험(Sniff Test)을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겔러 훈련사는 “사람의 문화에서 방금 만난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우정의 표시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처음 강아지들을 만났을 때 개들에게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한다”고 지적했다.

 

겔러 훈련사는 하지만 “누군가 자신을 향해서 손을 뻗으면, 개들은 겁에 질릴 수 있다”며 “손에 진짜 맛있는 간식을 들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나는 그렇게(손을 내밀라고) 하라고 조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심지어 간식을 주고 싶어도 손으로 먹여주지 말고, 앞에 던져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때 개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는  “타인이 만지면 강아지들은 편치 않아서 얼어붙거나, 도망치거나, 할퀴는 등 셋 중 하나의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낯선 사람이 당신을 만진다면 당신이 느끼는 것처럼 개도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 훈련업체 유레카 도그 서비시스(Eureka Dog Services)도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애견인들에게 탐지 시험은 사회가 잘못 익힌 관습이라며, 탐지 시험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게시글은 게시 2주 만에 7만회 넘게 공유되면서, 많은 견주들이 공감을 표시했다.

 

유레카는 “당신이 개를 향해서 손을 뻗었을 때, 개들을 몸으로 압박하는 것”이라며 “당신이 안전한지, 개들이 당신의 정보를 더 알아보고 싶은지 등을 개들에게 시간도 주지 않고 접근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레카는 “어떤 개들에게 이것은 아주 무례하게 받아들여져서, 많은 개들이 사람을 무는 이유가 된다”며 “소통 강요 때문에 스트레스가 켜켜이 쌓여서 행동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개들이 산책 중에 목줄을 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들은 손길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 더 큰 압박을 느끼는 요인이라고 한다.

 

유레카는 “당신이 친근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개들에게 냄새 맡을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개들은 손 냄새를 맡으라고 강요당하지 않아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며 “개의 후각은 당신의 후각보다 더 뛰어나다”고 꼬집었다.

 

개들이 당신을 알고 싶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전거리를 유지해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강아지들은 당신의 반려견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모르는 것이 당연하고, 당신이 쓰다듬거나 만질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강아지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유레카는 우선 보호자에게 개와 소통해도 되는지 물어보는 것이 첫 번째라고 조언했다. 모든 보호자들이 반려견에게 타인의 손길이 닿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이웃이 아니라서, 다시 볼 일도 없는 경우라면 더 그렇다.

 

그런 후에 보호자가 허락했다면, 손을 내밀지 말고 가만히 서서 보호자와 대화를 나누라고 충고했다. 마치 개를 무시하는 것처럼 개를 보지 말고 보호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고 한다. 겔러 훈련사는 이때 “(개에게서) 얼굴과 몸을 45도 정도 틀어서 서고, 웃으면 더 쉽게 소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처음 본 개라면, 그 개가 먼저 다가올 때까지 만지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 개가 만약 당신을 알고 싶으면, 스스로 다가올 것이고 곁을 돌면서 냄새를 맡아본다. 그런 후에 잠시 멀리 갔다가, 다시 다가와서 냄새를 맡는다. 어떤 개들은 당신의 손을 툭 쳐보거나 꼬리를 흔드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당신이 새 친구로 받아들여졌다는 신호다.

 

이 정도가 되면 당신은 개들을 만져도 된다. 다만 천천히 쓰다듬되 머리를 만져선 안 된다. 한 번 쓰다듬고 개의 반응을 살펴서, 좋아하면 한 번 더 쓰다듬어도 된다.

 

겔러 훈련사는 보호자들에게도 당부를 남겼다. 그녀는 반려견이 타인을 받아들일 때까지 보호자가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겔러 훈련사는 “개 행동 전문가로서 나는 고객들에게 개가 타인을 만날 때마다 특별 간식을 주라고 조언한다”며 “또 나는 보호자들에게 타인을 만나면 반려견을 만지지 말아달라고 정중히 요청하라고 가르친다”고 밝혔다.

 

그녀는 개가 낯선 사람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면, 보호자가 그 사람에게 간식을 줘서 그 사람이 개에게 간식을 던져주게 하라고 조언했다. 그녀는 이때 “개가 타인에게 다가갈 때까지 타인이 먼저 개에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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