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음식 취향 이해 못 해 '10시10분 눈'된 고양이.."이걸 어떻게 먹냥!"

2020.08.27 16:39:55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집사가 차려놓은 밥상을 본 고양이는 집사의 취향을 이해할 수 없었는지 잔뜩 인상을 쓰고 노려봤다.

 

평소 사람 음식에 큰 관심이 없는 편이라는 1살 된 고양이 '바오'

 

그럼에도 집사 서현 씨의 어머니가 밥상을 차릴 때면 꼭 의자에 한 번 씩 올라와 냄새를 맡으며 점검을 해주는 '기미냥이'의 모습을 보여줬다.

 

평소 음식을 대하는 기미냥이 바오의 모습.

 

최근 서현 씨네 가족은 미역국을 먹게 됐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오는 밥상을 확인하러 왔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로 푸짐한 한 상 차림. 열심히 냄새를 맡던 바오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잔뜩 인상을 썼다.

 

바오 님이 미역국을 극혐하십니다.

 

동그랗던 눈은 10시 10분을 가리키는 시침과 분침처럼 변하고 미간에는 내 천(川)자가 깊이 새겨진 것을 보니 집사의 음식 취향에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다.

 

비록 바오의 마음을 얻지는 못했지만 귀여운 바오의 표정을 본 가족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단다. 

 

서현 씨는 "유독 미역국과 김치찌개 냄새를 맡을 땐 저런 표정을 짓더라고요"라며 "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바오 님이 김치찌개도 극혐하십니다.

 

이어 "평소에는 사람 음식에 큰 관심은 없는데 사람이 먹는 참치 캔만 따면 엄청 울고 식탁에 올라와요"라며 "그 외에는 자기 음식이 아닌 걸 확인하고 내려간답니다"라고 덧붙였다.

 

서현 씨는 유기묘 봉사 활동을 하던 중 바오를 처음 만났다.

 

길에서 형제 6마리와 함께 구조된 뒤 보호소로 들어간 바오는 링웜, 허피스, 원충 감염 등으로 몸이 형제들 중 가장 약했다.

 

"많은 사람들 덕분에 이렇게 건강하고 활발한 냥이가 됐다옹!"

 

다행히 임시보호처를 찾아 관리를 받고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건강을 되찾았다고.

 

작년 9월쯤 봉사 활동 중 마감일을 하다 지쳐 누워 있는 서현 씨를 향해 다가왔다는 바오.

 

냄새를 조금 맡는가 싶더니 배 위로 올라와 골골송을 들려줬다.

 

"집사야. 힘들 때 나한테 말해. 내가 골골송 불러줄겡~"

 

그때 서현 씨는 큰 감동을 받고 바오를 가족으로 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바오와 가족이 된다면 책임져야 할 것들과 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서현 씨는 오랜 시간 고민해야 했다.

 

이후 가족들과 충분한 대화를 하고 준비를 한 끝에 지난 3월 서현 씨는 바오와 가족이 됐다.

 

"사람좋아냥이 아니다옹! 가족사랑해냥이다옹~"

 

봉사자들 사이에서 이미 사람좋아냥, 무릎좋아냥으로 유명했다는 바오는 집에 와서 더 과한 사람좋아냥이가 됐다.

 

첫날 집에 도착하자마자 배를 보여주고 허공에 꾹꾹이를 하는가 하면 세상 수다쟁이가 되어 대답도 꼬박꼬박 해줬다고.

 

봉사를 하면서 바오의 모든 모습을 알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가족이 되니 그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 와르르 쏟아졌다.

 

"아직 내 매력의 반의반도 못 보여줬으니 앞으로도 기대하라옹~"

 

반려동물에 관심이 없던 서현 씨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들도 어느새 바오의 매력에 푹 빠져 매일 "우리 막둥이가 오늘은~"하면서 얘기하기 바쁘단다.

 

서현 씨는 "우리 막둥이 바오야. 우리에게 많은 사랑과 행복을 줘서 고마워"라며 "앞으로 바오의 모든 순간이 행복하도록 내가 더 많이 노력할게"라고 말했다.

 

"나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bbaoya'로 놀러오라옹!"

 

이어 "우리 곁에 와줘서 너무너무 고맙고 아프지 말고 누나들이랑 엄마랑 아빠랑 늘 행복하자"라며 바오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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