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줄게"..집사 위해 직접 손빨래(?) 해주는 '프로 꾹꾹러' 고양이
2020.09.03 16:15:36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세탁기와 건조기를 믿을 수 없었던 '프로 꾹꾹러' 고양이는 집사를 위해 직접 손빨래(?)를 하기 시작했다.
최근 집사 효은 씨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건조기를 살짝 열어둔 채 거실에서 고양이 '유자'와 함께 쉬고 있었다.
한참 휴식을 취하다 옆을 보니 같이 있던 유자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이름을 부르며 집안 곳곳을 살펴보던 효은 씨가 유자를 발견한 곳은 정말 뜻밖의 곳이었다.
살짝 열려 있던 건조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유자는 열정적으로 꾹꾹이를 하고 있었다.
건조까지 끝난 빨랫감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유자는 엄근진(엄격하고 근엄하고 진지한)한 표정으로 손빨래(?)를 하기 시작했다.
결의에 찬 듯한 눈빛을 장착하고 왼발, 오른발 번갈아가며 힘을 주는 유자의 모습을 본 효은 씨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효은 씨는 "평소에는 위험할 수도 있어서 세탁기나 건조기 문을 닫아두고 있어요"라며 "이 날은 살짝 열어뒀는데 어느 틈엔가 들어가서 꾹꾹이를 하고 있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열기는 다 식은 상태였고 사진을 남긴 뒤 얼른 꺼내줬습니다"라며 "세탁물을 넣으려고 열 때 가끔 안에 들어가려고 하긴 했는데 이렇게 귀여운 모습을 포착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2살이 된 유자는 무척 얌전하고 겁이 많은 편이란다.
그럼에도 여집사 효은 씨와 남집사가 술래잡기나 리본끈 놀이를 해줄 때만큼은 여느 고양이 못지않게 신나고 활기차게 논다고.
애교도 어찌나 많은지 여집사, 남집사 모두에게 꾹꾹이, 박치기를 아낌없이 해주고, 매일 모닝꾹꾹이로 깨워줘 행복한 하루를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효은 씨는 유자와 함께 하는 매일이 소중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을 꼽자면 유자가 집에 온 첫날이라고 했다.
유자가 아깽이이던 시절, 사진을 본 뒤로 계속 눈앞에 아른거려 울산에서 일산까지 차를 타고 가 데려왔다는 효은 씨.
그렇게 집에 온 유자는 첫날밤 잠도 자지 않고 침대 밑에서 애처롭게 울었단다.
몸이 작아서 침대 위에는 못 올라오겠고 혼자 있기는 싫었던 유자의 부름에 효은 씨는 침대 밑에 담요를 깔고 그 옆에 누웠다.
그랬더니 유자는 울음을 뚝 그치고 그 위에서 새근새근 잠을 잤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뭉클하다고.
여전히 유자는 잠 만큼은 집사들 옆에서 자려 한다고 말하며 효은 씨는 웃어 보였다.
효은 씨는 "선물같이 찾아온 우리 유자야. 너무너무 고맙고 사랑해"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늘 건강하고, 잘 놀고, 잘 먹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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