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이건 도리가 아닙니다"
일본 사진작가 '집에 돌아가자, 안락사 제로의 소원' 사진집 출간
[김민정 일본 통신원] 버려진 개와 고양이의 안락사 현장을 렌즈에 담은 일본 사진 작가가 사진전을 열고 있다. 유기동물의 처치 수단으로 안락사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 안에서도 안락사 시행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구마모토현 출신의 사진작가 오자키 타마키씨는 오는 23일까지 도쿄의 한 북센터에서 신간 '집에 돌아가자, 안락사 제로의 소원' 출간을 기념한 사진전을 열고 있다. 그는 동물애호센터 등을 돌며 반려동물들의 모습을 담아 왔다.
신간에는 주인을 잃고 동물보호센터에 맡겨진 개와 고양이들의 모습과 함께 결국 안락사 처리되는 개와 고양이의 모습도 담겼다. 오자키 작가는 사진전 관련 한 잡지와 인터뷰를 갖고, 안락사 현장을 본 심경을 전했다.
그가 본 안락사 처치 방법은 가스실이었다. 고양이는 편의점의 작은 아이스크림 냉장고 정도 크기의 가스실에 처해지고, 개는 2평 가량의 넓이에 성인이 서 있기 힘든 높이의 가스실에서 서서히 죽어간다. 그런데 한 마리씩 넣어지는 것이 아니라 꽉 채워진 채 한꺼번에 가스를 맡고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광경이었다.
오자키 작가는 "먼저 새끼 고양이들을 자루에 넣어 휙 던져 넣은 다음 개 30마리 정도를 몰아넣어 처분하는 광경을 본 적도 있다"며 "이건 도리가 아니다. 아마 새끼 고양이는 개한테 밟혀 가스가 도달하기 전에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락사 당한 개의 생전 사진을 다시 보는 것은 끔찍하다. 그는 "처음엔 고통스러워 찍었던 사진을 다시 볼 수가 없었다"며 "사진집에 나온 '하얀 개'처럼 죽는 순간부터 계속 이쪽을 바라보며 호소하는 듯한 눈을 보고있으면 '내가 이들의 현실을 전하기 위해 찍고있다'는 사명감으로 기분을 바꿀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집에 실린 그 하얀 개는 다시 보니 오히려 죽음 앞에 의연했다는 말도 했다. 내내 아주 조용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죽음이 기다린다는 것도 주인에게 버려진 것도 모두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작가를 쳐다보고 있었다는 것.
또 불안해 하는 개들을 품어주고 마치 새끼를 지키는 어미처럼 떨고 있는 개들의 곁에 머물러 있었다며 안락사 없는 세상을 기원한다고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우리나라 역시 동물보호소에 있다가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을 경우 안락사 처리된다. 매주 센터마다 수십마리의 개들이 안락사 처리되고 있다. 피할 수 없다면 부디 인도적 방법으로도 무지개다리를 건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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