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달라던 고양이가 갑자기 벽 보고 '망부석'된 이유.."나 삐졌다옹!"
2020.09.21 16:19:55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집사가 외출하는 줄 알고 관심을 끌기 위해 안아달라고 조르던 고양이는 집사가 거절을 하자 잔뜩 삐져 벽 보는 망부석이 되어 버렸다.
취업 준비 중인 집사 욜이 씨는 최근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낮 시간 동안 밖에서 공부를 하다 왔다.
5개월 차 고양이 '꼬순이'는 늘 욜이 씨와 함께 있었기에 요 며칠 간의 외출을 납득하지 못했다고.
저녁이 되어 욜이 씨가 집에 돌아오자 꼬순이는 혹시라도 집사가 또 나갈까 봐 불안했는지 계속 안기려고 했다.
바로 안아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급히 뜨거운 것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욜이 씨.
혹시라도 꼬순이가 다칠까 봐 비키라고 하며 밀어내자 충격을 받은 꼬순이는 그대로 베란다 쪽으로 걸어가 벽을 보고 엎드렸단다.
"나 완전 삐졌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벽에 코를 붙이고 눈을 꼭 감은 채 꼬리만 팡팡 치고 있었다는 꼬순이.
결국 욜이 씨가 쓰다듬어주고, 간식도 주고, 안아주며 어르고 달랜 끝에야 비로소 기분이 나아졌다고 한다.
욜이 씨는 "꼬순이는 평소에도 잘 삐지는 편이에요"라며 "삐지면 꼭 벽 쪽을 쳐다보면서 인상을 쓰고 있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한 번은 꼬순이가 욜이 씨의 아버지에게 단단히 삐져서 한참 시위를 한 적이 있다.
집에서 작업을 하시던 욜이 씨 아버지는 계속 주변을 서성거리는 꼬순이에게 "안 돼"라고 말씀을 하셨다. 꼬순이가 혹시라도 작업물을 만질까 봐 걱정이 됐던 것이다.
하지만 꼬순이의 목표물은 작업물이 아닌 그 옆에 있던 장난감이었고, 자기 장난감을 못 가지고 놀게 하는 욜이 씨 아버지에게 단단히 삐진 꼬순이는 베란다 앞에 가서 시위를 하며 한참 욜이 씨 아버지의 말을 무시했단다.
자기감정 표현을 확실히 하는 캣초딩 꼬순이는 사실 2번이나 파양을 당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
꼬순이는 어린 나이에 어미와 떨어져 있다가 욜이 씨 어머니 친구분께 발견됐다.
딱한 사연을 들은 욜이 씨 가족은 꼬순이에게 새 가족이 생길 때까지만 임시 보호를 하기로 했다고.
3주 뒤 꼬순이는 입양을 가게 됐다. 마지막 이별을 하는 순간 욜이 씨의 옷을 꼭 부여잡고 안 놔주던 꼬순이를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약속된 입양이라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입양 간 곳에서 꼬순이는 원래 있던 고양이와 합사가 어렵다고 파양을 당하고, 이어 재입양간 곳에서 임신을 했다며 다시 파양을 당했다.
1달 만에 2번이나 파양을 당한 꼬순이 이야기를 듣게 된 욜이 씨 네는 너무 마음이 아파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음에도 함께 살기로 결심하게 됐다.
환경이 너무 자주 바뀌어 혹시라도 꼬순이가 적응을 하지 못할까 봐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어릴 때의 기억이 남아 있었는지 낯도 가리지 않고 금방 적응을 했단다.
그렇게 욜이 씨네 가족이 된 꼬순이는 자기주장 확실하고 애교 많은 냥이로 성장했다.
사람의 행동을 보고 그대로 모방을 하려고 하는 꼬순이는 욜이 씨네 가족이 밥을 먹을 때면 꼭 자기도 식탁에서 먹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전용 그릇에 간식이나 영양식을 덜어주면 그제야 만족을 하면서 먹는다고.
또 먹을 걸 너무 좋아해서 간식을 주면 직접 들고 먹으려고 한다는데. 덕분에 코, 손, 하이파이브, 종치기 등 다양한 개인기도 금방 습득했단다.
가족들을 너무 좋아하는 꼬순이는 집사들이 집에 돌아오면 항상 마중을 나가 배를 보여주며 만져줄 때까지 기다리고 꼭 안아줘야 비로소 잠이 든다고 한다.
혹시라도 손을 빼거나 도망가면 눈도 제대로 못 뜨면서 기어코 따라오는 껌딱지란다.
꼬순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욜이 씨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서 누나들 아기까지 봐야 돼"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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