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몰래 새벽에 TV 보는 멍멍이.."이래야 집중이 잘 되거든요"
2020.09.29 10:24:42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TV를 보던 집사가 까무룩 잠이 들자 강아지는 부스스 일어나 홀로 집중해서 TV를 보기 시작했다.
자는 게 하루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아가 시절 강아지 '두비'는 집사 여우비 씨가 VOD로 예능 프로그램을 보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옆에서 곤히 잠을 자고 있었다.
한참 TV를 보던 여우비 씨는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하더니 까무룩 잠이 들고 말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새벽 3시쯤 되었을 무렵, 비몽사몽간에 눈을 뜬 여우비 씨는 뜻밖의 모습을 보고 잠이 싹 달아났단다.
여우비 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두비였다. 두비는 캠핑클럽 속 가수 핑클이 노래 '영원한 사랑'을 부르는 모습을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
두비가 TV를 보는 모습을 처음 본 집사는 그냥 앞을 보고 있는 건가 싶어 확인을 해봤다. 놀랍게도 두비는 정확히 TV 화면을 보고 있었다.
한참 집중을 해서 보던 두비는 인기척에 뒤를 돌아봤다가 여우비 씨와 눈이 마주쳤지만 다시 TV로 시선을 돌렸다.
엄청난 집사 바라기라 눈만 마주쳐도 깡충깡충 달려와 안기던 두비였기에 여우비 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불러도 무시하고 다시 뒤돌아 앉아 핑클에 집중하는 두비. 이에 여우비 씨는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트렸다.
여우비 씨는 "제가 깨어 있을 때만 해도 곤히 자고 있던 두비가 새벽에 혼자 깨서 TV를 보고 있더라고요"라며 "TV에 저렇게 집중하는 모습은 처음 봤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핑클의 노래가 좋았던 건지 빨간 풍선이 좋았던 건지 모르겠지만 저렇게 한참을 봤답니다"라며 "저를 그렇게 좋아하던 애가 불러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중하는 모습이 어이없고 신기했네요"라고 덧붙였다.
어릴 때부터 TV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던 두비는 이제 1년 2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TV 시청은 이후 하나의 취미 생활로 자리 잡았다고. 지금은 축구, 드라마, 야구, 미드, 한드 등 가리지 않고 다 본 단다.
몸무게 4kg으로 시츄치고 작은 편에 속하는 두비는 집에서 제일 작은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온 집 안을 휘젓고 다니는 깨발랄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자기주장이 확고해 원하는 게 있으면 여우비 씨의 이마를 때리기도 하고, 녹음 버저 훈련을 시켜놓았더니 하루에 열 번 넘게 누르며 집사를 부른다고 한다.
두비와 1개월 차이가 나는 오빠 '두루'는 순둥순둥하고 겁이 많은 멍멍이란다. 밖에서 소리가 나면 후다닥 여우비 씨의 무릎에 올라가 안긴다고.
집 안 공식 쫄보이긴 하지만 동생이 뭘 해도 다 받아주고 말도 잘 듣는 듬직한 첫째 두루는 애기 때부터 웬만한 개인기는 10분만 가르치면 곧 잘 해냈다.
물어뜯기에 푹 빠져 벽지, 몰딩, 책상다리 등을 잘근잘근 씹어 여우비 씨의 지갑을 위협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든든한 첫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단다.
예전에 함께 지내던 시츄가 15살 나이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뒤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는 여우비 씨.
이후 3년 정도 고민 끝에 데려온 두루와 두비가 이토록 큰 위로와 감동을 안겨줄 줄은 몰랐다고 한다.
여우비 씨는 "어떻게 보면 대단한 자랑거리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저에게 있어서 두루와 두비는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예요"라며 "평생 두루, 두비가 좋아하는 걸 해주기 위해 노력하면서 함께 살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두루야. 동생 두비가 아무리 까불어대도 지금처럼 잘 봐주고 건강하자"라며 "두비야. 앞으로도 핑클 영상 많이 보여줄게"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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