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개 패던 남자'에서 '개 없으면 안되는 남자'로
2015.09.21 15:18:41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배우 유아인의 기세가 무섭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베테랑'에 이어 최근 개봉한 '사도'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면서 그의 진가를 입증하고 있다. 16일 개봉한 사도는 20일까지 133만의 관객이 들었다.
유아인은 두 영화에서 광기 어린 연기를 보여주면서 관객들을 빨아 들이고 있다.
베테랑에서는 이 세상에서 반드시 없어져야할 악덕 재벌 2세를 열연하더니 사도에서는 엄격한 아버지(영조)의 사랑을 갈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반발하다 결국 뒤주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비운의 사도세자로 분했다.
유아인의 신들린 듯한 연기 외에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개다. 그런데 두 영화에서 유아인은 정반대의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베테랑에서 개는 유아인의 악인 이미지를 더 강화시키기 위한 장치로 사용됐다. 유아인은 도시 이미지를 풍기는 이탈리아 원산의 까만색 카네코르소에 골프채를 휘둘러 절명시켜 버린다.
사도에서는 아버지에 외면 받고 대신 개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도 곳곳에서 개가 등장한다. 청나라 사신들이 선물한 개를 받아들고 순수하게 기뻐하는 유아인, 글공부 대신 개의 그림들을 잔뜩 펼쳐 놓고 있다가 아버지 영조(송강호 분)에게 힐난을 당하는 장면. 무엇보다 뒤주에 갇혀 죽음을 앞둔 장면에서도 개가 등장한다.
영조는 뒤주에 사도세자를 가둬 놓고 어느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엄명을 내린다. 하지만 개는 아랑곳 않고 뒤주에 다가와 앞발을 긁어댄다. 주인이 왜 여기 갇혀 있어야 하는지, 또 제발 풀려 나기를 기원하는 듯한 모양새다.
사도세자가 개를 사랑하고 의존하는 모습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사도세자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개 그림이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돼 있고, 문헌에도 사도세자와 개에 관한 이야기가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다만, 개를 두고는 설이 분분하다. 삽살개라고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영화 속 설정처럼 청나라에서 건너 왔다는 설도 있다. 최근에는 청나라 사신 선물설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한편 유아인은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어느 보직 하나 어울리지 않을 법하지만 개와 커다란 인연을 맺은 만큼 군견을 관리하는 군견병으로 복무하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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