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가 캣폴에 커피 올려두자 냥펀치 날린 고양이.."감히 내 것에?"
2020.11.09 16:39:08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집사가 캣폴 위에 커피를 올려두는 모습을 본 고양이는 슬며시 다가와 사정없이 냥펀치를 날렸다.
최근 집사 좋은생각 씨는 출근 전 준비를 하다가 커피 하나를 캣폴 위에 올려뒀다.
그때 캣폴 해먹 위에서 쉬고 있던 고양이 '설이'는 그 모습을 보고 슬며시 커피가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무관심하게 지나칠 줄 알았지만 설이는 의외로 킁킁 냄새를 맡으며 관심을 보였다.
처음에만 해도 좋은생각 씨는 설이가 커피 냄새를 맡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뭔가 싸한 기분이 들었다고.
찰나의 순간 설이는 솜방망이 같은 앞발로 집사의 커피에 냥펀치를 날렸다.
빛의 속도로(?) 손을 뻗지 않았더라면 커피가 터졌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는 집사를 설이는 정색하며 쳐다봤다. 당장이라도 "내 캣폴 위에 이런 거 올려놓지 마!"라고 말을 할 것만 같다.
좋은생각 씨는 "설이가 신상을 참 좋아하는데 이 캣폴은 산 지 얼마 안 된 신상이에요"라며 "신상인 것도 좋은데 캣폴에 달린 해먹이 편했는지 항상 그 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아끼는 캣폴 위에 제가 커피를 올려뒀더니 힘껏 내동댕이쳐버리더라고요"라며 "마치 자기 것 아니라고, 자기 캣폴 위에 이런 거 올려놓지 말라고 하는 것 같았어요"라고 덧붙였다.
첫 반려묘인 설이는 12년 전 좋은생각 씨와 처음으로 만났다.
다른 냥이들과 달리 잔뜩 기가 죽어 구석에 쭈구리처럼 있는 모습이 계속 눈에 밟혀 지켜보다가 강한 묘연을 느낀 좋은생각 씨는 그렇게 설이를 가족으로 들이게 됐다.
설이는 도도하고, 까칠하고, 애교도 별로 없는 편이라 다른 사람에게는 만지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지만 좋은생각 씨에게만큼은 한없이 부드러운 냥이란다.
가끔은 자기주장이 강해 고집도 부리고 집사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질투도 하지만 동생들이 있을 때는 묵묵히 뒤에서 지켜봐 주고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는 설이.
그런 설이가 2년 전 생사의 기로에 놓인 적이 있었다는데. 당시 설이는 갑작스럽게 온 폐수종으로 상태가 몹시 좋지 않았단다.
힘든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낸 설이는 일 년 만에 모든 수치가 안정적으로 돌아오는 기적을 보여줬다.
"의사 선생님들께서도 기적이라며 너무 신기해하셨어요. 지금은 아주 건강해요"라고 말하며 좋은생각 씨는 웃어 보였다.
설이 이후로 좋은생각 씨는 15살 된 유기묘 '복이', 8살 된 파양묘 '짱이', 3살 된 구조묘 '은동이', 2살된 파양묘 '돈돈이', 13살 된 파양묘 '봄이'를 가족으로 들이며 육냥이들의 집사가 됐다.
"설이를 제외한 다른 냥이들은 성묘로 만나 합사를 했는데 다들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어요. 이런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될까 해서 합사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에게 조언도 해주고 있답니다"라고 좋은생각 씨는 말했다.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냐는 질문에 좋은생각 씨는 "은동이가 제일 애잔한 아이"라며 입을 열었다.
기존 집사에게 두 번이나 버림받고 두 다리 복합 골절에 앞 송곳니 2개가 부러진 채로 길 위를 떠돌고 있었던 은동이는 좋은생각 씨에게 2번이나 구조됐다. 은동이는 2번째 좋은생각 씨를 만났을 때 대수술을 2번이나 받았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완치가 됐을 무렵 파양된 돈돈이가 좋은생각 씨 네로 오게 됐는데 둘은 하루도 안 되어 합사가 됐다.
돈돈이를 보자마자 관심을 보이던 은동이는 그루밍을 해주며 "너 내 동생 하자!"라고 말하는 듯했다고. 그 후로 절친 껌딱지 형제가 되어 잘 지내고 있단다.
좋은생각 씨는 "오로지 바라는 건 건강과 행복뿐이에요"라며 "나빴던 기억은 모두 잊고 다른 건 다 누리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 주기만을 바라요"라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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