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주인일까' 산속 도로에서 지나다니는 차들 확인하던 강아지 네 마리
2020.11.17 11:03:27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한밤중 도로 위에서 서성대던 품종견 강아지 네 마리가 발견돼 보호소로 왔다.
강아지들은 마치 주인이 타고 있지나 않을까 확인하듯 차 앞을 가로막아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고 이를 가엽게 여긴 한 운전자 부부의 신고로 구조됐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14일 밤 9시쯤 경기도 양평 중미산 정상 근처 도로. 이길을 지나던 운전자는 도로 가운데에서 서성이는 강아지 4마리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이들 강아지는 지나가는 차 앞을 가로막고 마치 사람들을 확인하는듯한 행동을 보였다. 위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차에서 내려 살펴보니 래브라도 리트리버, 시바, 말티즈, 그리고 빠삐용 강아지였다. 목줄을 한 녀석도 하지 않고 있었고, 그밤에 주인을 확인할 길은 없었다.
얼마 동안이나 도로 위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에 다가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강아지들. 누가 봐도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들이었다.
운전자는 "우리집 사람은 아이들이 불쌍해서 울고 나 또한 너무 마음이 아팠다. 한마리면 몰라도 4마리라 데려다 키울 수도 없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운전자 부부는 지자체 담당 부처가 주말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하자 119에 신고했고, 25분 가량이 지나 출동한 양평수난구조대가 강아지들을 데려갔다.
양평군유기동물보호소는 지난 16일 네 마리 강아지들을 유실유기동물로 공고했다.
네 마리 모두 수컷이었다. 흰색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체중 20kg에 2013년생으로 추정됐다. 빠삐용은 체중은 8kg, 2018년에 태어난 강아지로 보인다.
시바 강아지는 믹스견이었는데 체중 10kg에 2019년생으로 추정됐다. 말티즈는 믹스견으로 다섯 살 정도에 몸무게는 5kg 정도였다. 말티즈는 털이 지저분, 전체적으로 관리가 안된 상태였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빠삐용의 몸 안에서 주인을 확인할 수 있는 내장칩이 확인됐다. 보호소에서 내장칩 안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는 상태였다.
운전자는 "그 아이들이 유기견센터에 가서 좋은 곳으로 입양되길 바라지만 입양이 안되면 안락사당할 것을 생각하니 집에 와서도 잠을 못잤다"며 "(유기한 것이 맞다면) 꼭 잡아 처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 강아지의 유실유기동물공고 기한은 오는 26일까지다. 기한까지 소유자 등을 알 수 없는 경우 양평군으로 소유권이 넘어가고 일반 분양 절차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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