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가 홈트 시작하자 고양이가 지은 표정.."그게 최선입니까 휴먼?"
2020.11.26 16:41:27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집사가 집에서 홈트를 시작하자 고양이는 엄격하고 근엄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지켜보며 코칭을 해주는 트레이너로 변신했다.
최근 집사 희서 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요가 매트를 깔고 스트레칭을 했다.
그 모습을 본 고양이 '재스퍼'는 자신의 전용 의자에 자리를 잡고 엎드려 집사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유연성과 민첩성하면 빠지지 않는 고양이라 그런지 제법 진지하게 집사를 쳐다보는데.
그러다 뭔가 마음에 안 드는지 뾰루퉁한 표정을 짓는 재스퍼. 당장이라도 "집사야. 더 유연하게 못 하냥?"이라고 말을 할 것만 같다.
그렇게 운동이 끝날 때까지 처음 자세 그대로 지켜보고 있는 재스퍼의 모습에 희서 씨는 웃음이 절로 나왔단다.
"재스퍼가 원래 옆에 꼭 붙어 있거나 애교가 많은 고양이는 아니라 같은 공간에 있어도 멀리서 지켜보는 편인데 휴학하고 집에만 있던 제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부쩍 따라다니고 옆에 붙어 있으려고 하더라고요"라고 입을 연 희서 씨.
이어 "이 날도 제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왔더니 운동하는 동안 옆에서 계속 쳐다보며 떠나지 않았어요"라며 "어머니랑 같이 있었는데도 제가 많이 그리웠나봐요. 미안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촬영을 하게 됐답니다"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에 8살이 된 재스퍼는 소심하고 겁이 많지만 마음씨 착하고 의사 표현은 확실한 냥이란다.
운동을 시키기 위해 밥 그릇을 캣타워 위로 올리면 올라가지 않고 밑에서 내려달라고 시위를 하고.
싱크대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는 것을 좋아해 종종 올라가는데 밟고 올라갈 의자가 없으면 집사를 바로 소환한다는 똑냥이 재스퍼.
이처럼 직접 움직이기 보단 집사 찬스를 많이 쓰는 편이지만 심심함은 많이 느끼는 편이라 가만히 있지 못 한단다.
이런 재스퍼를 위해 최근 희서 씨는 집사와 함께 할 수 있는 훈련을 시작했다.
5분 내로 끝나는 짧은 훈련이지만 머리를 쓰면서 몸을 움직이게 하니 재스퍼도 심심함을 느끼지 않게 됐다고.
그렇게 습득한 특기가 하이파이브, 돌기, 집사 팔로 만든 원 통과하기란다.
재스퍼와 함께 했던 일들 중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냐는 질문에 희서 씨는 '재스퍼가 처음으로 해준 위로'를 꼽았다.
고등학교 시절 심하게 우울증이 와 힘든 시기를 보냈다는 희서 씨는 어느 날 침대에 누워 엉엉 울었단다.
집사가 서럽게 우는 모습을 처음 본 재스퍼는 걱정하는 표정으로 슬그머니 옆으로 다가왔다.
울음을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재스퍼는 희서 씨의 팔에 한 쪽 앞 발을 얹고 위로를 해주려는 듯 한참 옆에 있어줬다.
이 날 희서 씨 역시 이런 재스퍼의 모습을 본 건 처음이라 큰 감동을 받았고, 그 후로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때가 떠오른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희서 씨는 "아르바이트도 더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려고 하는 거니까 나 없다고 너무 외로워 하지마"라며 "대신 내가 쉬는 날엔 더 신경 써서 놀아줄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재스퍼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하니까 귀찮더라도 많이 움직이면서 살자"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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