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 불쌍하다고요? 그렇지 않아요'
2015.09.30 18:22:15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의 눈 역할을 해주는 안내견. 일반인의 눈에는 평생 사람을 위해 봉사하다 가는 불쌍한 존재로 인식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과열 그럴까. 국내 안내견 양성 대표 기관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가 안내견에 대한 오해 풀기에 나섰다. 안내견을 제대로 알자는 취지에서다.
삼성그룹 공식블로그 삼성이야기에 지난 23일 실린 글을 소개한다.
◇힘든 일하는 불쌍한 개?
사람들은 안내견을 보면 보자마자 안타까운 눈으로 본다. 일반 가정집에서 주인의 사랑 속에 사는 개와 비교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거리에서만나면 위로해 주려 만지려 들거나 먹을 것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 사람의 생각일 뿐이란다. 개들은 '사랑하는 주인'과 함께 산책하고 노는 것으로 인식한다.
주의사항 하나. 안내견을 만지거나 먹을 것을 주는 행동은 금물이다. 이것은 안내견의 주의를 흐트려 뜨려 시각장애인마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훈련이 힘들진 않을까?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경우 후보견이 태어나면 1년간 퍼피워킹이라는 일반 가정집 훈육 과정을 거친 뒤 다시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는다.
이런 훈련이 고되다고 할 수도 있다. 실제 10마리중 3마리 정도만이 안내견 과정을 통과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훈련이라고 말하지만 안내견들은 이 과정을 놀이라고 인식한단다. 산책길 만나는 장애물을 피하면 훈련사가 칭찬해주고 간식도 주니 그렇단다.
사실 개는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사회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훈련이 진행되고 안내견 역시 형태와 강도는 다르더라도 그런 훈련을 받는 셈이다. 그것도 요즘 훈련 트렌드인 긍정강화 훈련 중심으로.
◇외롭고 쓸쓸해 보인다고요?
보호자가 출근한 뒤 혼자 남겨진 개들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지난해 미국에서 공개된 동영상에서 개는 온집안을 돌아다니고 낑낑대며 보호자의 체취가 묻은 옷가지나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보호자를 그리워 한다.
그만큼 개는 자신의 리더인 보호자와 함께 살 때를 행복하게 여긴다. 안내견은 최소한 보호자와 떨어져 지낼 틈은 없다. 보호자와 24시간 붙어 있으니 외로울 틈이 없단다.
◇개가 짖지도 못하잖아요
개는 불안하면 짖는다고 한다. 하지만 안내견은 짖을 필요가 없단다. 퍼피워킹을 통해 사람들이 많은 곳을 이미 경험했고 훈련 과정에서 지하철, 대형마트, 혹은 낯선 이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안내견에게 사람 사는 세상은 안전하고 재미있는 곳으로 느껴진단다.
◇스트레스 받아 일찍 죽지 않나요?
안내견의 주로 활약하는 견종은 리트리버다. 그런데 일반 가정집 리트리버의 평균 수명은 11.9세인 데 비해 안내견은 13세까지 더 오래 산다고 한다.(일본동경농업대학 2003년 조사)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규칙적인 생활 덕분에 일반 가정집 리트리버보다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할 수 있다. 또 안내견은 죽을 때까지 활약하는 것이 아니라 10세를 전후로 은퇴하고 일반 가정집이나 학교로 돌아가 다른 삶을 산다.
◇씻고는 다니나요?
시각장애인도 힘든데 안내견의 몸관리는 누가 할까. 안내견의 보호자들은 입양에 앞서 한 달간 안내견을 키우는 훈련을 받는다고 한다.
목욕, 양치질, 먹이주기, 배변 치우기까지 다른 이의 도움이 없어도 보호자 스스로 안내견의 일상을 관리할 수 있단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측은 "길에서 우연히 안내견을 만난다면 사랑받으며 잘 자라고 있구나! 하면서 응원의 눈빛을 보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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