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만신창이가...' 강아지 좋은데 보내려다 '대형견 호더'에 걸린 주인의 하소연

2021.03.02 17:00:06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도베르만 사진.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노트펫] 대형 품종견 만을 수집해 오락거리로 삼다 질리면 팔아치우거나 버리는 행위를 일삼는 애니멀 호더를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잘 키워주리라 믿고 입양보냈으나 하룻만에 만신창이가 된 것을 알고 되찾아온 견주의 하소연이다.

 

파양을 원하는 이들에게 접근한 뒤 잘 키워주겠다고 데려가 놓고선 돈을 받고 다시 분양하는 이들이 있다는 의심은 매우 오래 전서부터다. 견주의 사연은 온라인 상에서 상대방의 그럴싸한 이야기 만을 듣고 보낸 강아지가 어떤 일을 겪을 수 있는 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우리 강아지들.. 죽음으로부터 살려주세요(학대 판매 유기)' 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지난달 12일 자신이 기르던 대형견 도베르만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면서 온라인 무료분양 카페에 자신의 집보다 넓고 마당이 있는 집으로 보내기 위해 글과 사진을 올렸다.

 

다음날 부산에서 거주한다는 20대 남성이 접근해 주민등록증상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바닷가 산책을 시킬 수 있는 마당이 있는 넓은 집으로 곧 이사한다면서 자신에게 도베르만을 입양할 것을 요청했다.

 

2년 동안 공동소유로 하고, 지속적으로 사진을 보내며 계약내용을 이행치 않았을 경우 돌려준다 등등의 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작성하고 남성이 서울로 직접 올라와 강아지를 데려가기로 했다. 그날 남성은 렌트카에 시베리안 허스키와 울프독 2마리를 태우고 왔다.

 

청원자는 대형견 3마리 키우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다는 의구심이 들어 물어봤지만 남성은 시베리안 허스키는 잠시 봐주는 것이라고 했다. 청원자는 에너지 넘치는 젊은 주인이 좋은 환경에서 키울 것이라는 믿음으로 도베르만을 보냈다. 물론 무료였다.

 

그런데 청원자가 보기에 남성은 이날 밤부터 행동이 이상했다. 지속적으로 사진을 보내기로 했음에도 이날 밤 10시 넘어서 김천에 아는 동생 집에서 하룻밤 자고 가기로 했다며 도베르만과 산책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다음날까지 연락이 끊겼다.

 

청원자는 불안한 마음에 다음날 아침에 전화했지만 휴대폰은 꺼져 있었고 그날 오후에 연락이 와서는 집에 가는 중이라며 사진을 보내고 도착해서도 사진을 보내줬다. 사진 속 거주하는 곳이 아파트 아닌 원룸으로 보였는데 남성은 갑자기 새끼 울프독도 입양했다고 했다.

 

청원자는 다견 가정을 원하지 않았기에 불편한 마음에 남성에 대해 카페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깜짝 놀랄만한 사실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이 남성이 분양카페에서 시베리안 허스키만 세 번을 분양받았고 다른 품종견도 무료분양을 원했다는 증거들이 눈에 띄었다. 키우다가 대형견들을 60만~120만원 등으로 판매하는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들도 여러 분양자들에게 연락을 취해서 받아볼 수 있었다.

 

청원자는 "사흘째인 15일 애니멀 호더라는 확신과 충격으로 인해 빨리 아이를 데려와야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밤을 새고 아침 일찍 수분양자에게 연락을 취하니 계약서와는 다르게 아이에게 몸값을 매기며 60만원 이상 금액을 요구했다"며 "감정을 건들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설득하여 50만원이라는 금액을 주고 아침 일찍 바로 부산의 원룸 오피스텔로 아이를 데리러 갔다"고 밝혔다.

 

그렇게 다시 만난 도베르만은 사흘 전 보낼 때의 상태가 아니었다.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청원자는 "수분양자는 분양 받은 날 친한 동생의 반려견과 목줄을 풀어놓고 놀게 해서 사고가 났다고 했다"며 "병원도 데리고 가지 않고 방치해 놓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오른쪽 겨드랑이에는 8CM 정도 살가죽이 뜯기고 벌어져서 염증과 농이 차있는 것이 육안으로 훤하게 보였고 앞다리와 뒷다리, 귀까지 꽤 심각한 외상을 입은 상태였다. 청원자는 수분양자가 혹 해칠까 하는 마음에 아무 말을 하지 않은 채 도베르만을 데리고 빠르게 부산 동물병원에서 바로 수술을 시켰다.

 

그럼에도 도베르만은 여전히 치료를 받아야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단다. 청원일 현재 정상보다 10배 높은 염증으로 두 번의 수술을 한 상태이고, 여전히 걷기 힘들어하며 집에서 매일 누워 있는 상태라고 청원자는 밝혔다.

 

 

 

 

청원자는 이런 일을 겪는 사이에 여러 인터넷 카페를 통해 더 경악할 만한 이야기들을 듣게 됐다. 청원자는 "놀다가 다쳤다는 수분양자의 말과는 달리 강아지 싸움을 시켜 도베르만을 일부러 상처를 입혔고, 당일 같이 서울에 왔던 허스키는 김천에 버리러 간 것이었으며, 저의 도베르만을 돌려보낸 후 바로 다음날 다른 도베르만을 분양받았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수분양자는 그 밖에 보더콜리, 울프독, 허스키, 케인 등 수많은 대형견을 분양받았었다"며 "수분양자를 알던 사람의 말로는 최소 20마리 정도가 바뀌는 걸 지켜봤고, 질리거나 귀찮아지면 판매를 하거나 판매가 되지 않으면 무료분양을 하고, 무료분양도 안되면 길거리에 버리고 온다고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원자는 "저같은 피해자와 피해견의 재발를 방지하지 위해 저희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이 글을 올린다"며 "말도 못하는 강아지들을 불법판매나 상습파양, 유기를 반복하는 데도 문자, 카톡 내용 만으로는 증거부족으로 아무런 처벌을 받게할 수 없고 또 다른 분양으로 죽음을 반복하고 있는 사람을 제발 말릴 수 있게 청원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 "제 글이 널리 알려져서 다시는 그런 사람에게 분양시키는 일이 없도록 다시는 버려지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 강아지들이 없도록 알려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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