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실종된 고양이, 죽기 이틀 전 집사 품으로..`작별인사`

2021.03.12 16:06:24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20년 전 실종된 고양이 피비가 22살이 되어서 집사 품에 돌아왔다. 지난 2001년 2살이던 피비의 모습.

[출처: 크리스틴 볼]

 

[노트펫] 20년 전 실종된 고양이가 죽기 이틀 전에 집사 품에 돌아와서, 작별인사를 하고 하늘나라로 갔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익스프레스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여성이 영국 잉글랜드 체셔 브리지미어 마을 들판에서 흠뻑 젖은 채 추위에 떠는 노령고양이 ‘피비’를 구조해서, 그 동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스테이플리 그레인지 동물센터에 데려다줬다.

 

RSPCA 직원은 바로 피비의 마이크로칩을 스캔했고, 피비의 집사 크리스틴 볼(59세)이 몇 마일 떨어지지 않은 낸트위치 마을에 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직원은 피비의 정보를 확인하다가, 피비가 지난 2001년 바로 이 센터에서 입양 보낸 새끼고양이란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집사도 지난 5일 RSPCA의 전화를 받고 큰 충격을 받았다. 무려 20년 전에 잃어버린 고양이 피비가 22살이 돼서 그녀의 집 근처에 나타났다는 소식이 거짓말 같았다.

 

못 알아볼 정도로 변한 22살 고양이 피비. [출처: RSPCA 갈무리]

 

집사 볼은 “피비는 2살일 때 사라져서, 우리는 누군가 데려갔거나 피비가 길을 잃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왜냐하면 피비는 항상 집 근처에 머물렀고, 멀리 돌아다니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집사는 피비를 찾으려고 실종전단지부터 동네 수색까지 하지 않은 일이 없었다. 집사가 피비를 완전히 포기하고 희망을 잃었을 때, 피비가 나타난 것이다.

 

더욱 가슴 아픈 점은 피비가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수의사는 집사에게 안락사를 권유했고, 피비는 20년 만에 만난 집사의 집에서 집사와 이틀을 보낸 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집사는 “피비를 찾자마자 그렇게 바로 피비를 보내야만 했다는 사실이 슬프지만, 피비가 정말 위로를 필요로 한 때 함께 시간을 보내서 좋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녀는 “그것은 우리에게 관계를 정리하는 시간이 됐고, 피비가 고령까지 살았다는 데 감사한다,”며 “피비를 찾아서 RSPCA까지 데려다준 여성에게도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어 집사는 “수의사는 피비가 길고양이로 20년간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우리도 누군가 피비를 데려가서 반려동물로 키운 거라고 생각한다.”고 짐작했다. 다만 피비가 늙고 병든 채 길고양이 신세가 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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