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한 불독 수발든 기관사와 역무원..기차여행 즐기고 컴백홈
2021.03.15 15:23:06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하마터면 기차사고가 될 뻔한 반려견 가출사건이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도망친 반려견이 선로에서 열차사고 위기에 직면했지만, 기관사와 승무원들이 반려견을 구조해서 견주 품으로 무사히 돌려보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포스트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 프랜코는 지난 9일 미국 뉴욕 주(州) 이스트 햄튼에 있는 공원에서 8살 잉글리시 불독 반려견 ‘샘슨’과 간단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샘슨이 갑자기 도망쳐서, 견주는 반려견을 찾아 공원을 헤맸다.
그는 샘슨이 공원 인근 철로를 따라서 뛰어갔다고 추측하고, 곧 다시 돌아올 거라고 낙관했다. 그는 “샘슨은 항상 돌아오는 성향의 개”라며 “샘슨은 보통 내 밴 차량으로 돌아오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샘슨은 방심한 프랜코의 기대를 깨고, 장거리 여행을 떠났다. 샘슨은 오후 12시10분경 공원에서 멀지 않은 사우샘프턴 역 동쪽 선로 옆을 돌아다니다가 롱아일랜드 레일로드(LIRR) 통근열차 기관사 크리스찬 벡의 눈에 띄었다.
벡은 “사슴을 기차로 치는 경우가 너무 잦은데, 애견인으로서 개를 치는 것은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공포와 같다,”며 “다행히 최고 속도가 시속 40마일(약 64㎞/h)에 불과한 구간이어서 충분히 천천히 달리고 있어서 그 개를 볼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
그는 오전 10시10분 롱아일랜드 섬 자메이카 마을에서 출발한 몬톡행 통근열차를 운행하던 중이었다. 벡과 승무원 비니 프래걸은 기차를 세우고, 샘슨을 손짓해서 기차에 태웠다. 샘슨은 기차 엔진 구석에 숨어서 벡을 경계했지만, 금세 마음의 문을 열고 기관사와 친해졌다. 벡과 프래걸은 샘슨에게 물을 먹였다.
애타는 견주 속도 모르고, 샘슨은 신나게 기차여행을 즐겼다. 반려견을 키우는 벡은 개를 잃어버린 보호자의 심정이 어떨지 충분히 알기 때문에, 주인을 찾아주기로 마음먹었다. 통근열차는 오후 12시54분 롱아일랜드 섬 오른쪽 끝자락에 있는 몬톡에 도착했다.
기차 운행 때문에 두 기관사는 샘슨을 승무원 마이크 스태빌에게 부탁했고, 스태빌은 LIRR 직원 페이스북 그룹에 샘슨의 사진을 올리고, 실종견 사진을 퍼뜨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 사진은 20분 뒤 견주 프랜코에게 닿았다.
프랜코는 “(사진을 알려준) 동료는 샘슨과 닮은 개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아니야, 저 사진은 샘슨이어야만 해.’라는 심정이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견주는 몇 시간 뒤 브리지햄프턴 역에서 반려견 샘슨을 되찾고, 기관사와 승무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다시 샘슨이 도망칠 경우를 대비해서 목걸이에 인식표를 달아주기로 했다.
LIRR 회장 필 엥은 “견주로서 우리 직원이 샘슨을 구조해서 주인에게 데려다주기 위해서 직무 밖의 일을 한 데 대해 기쁘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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