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닮았다고 차 밖으로 던져진 개..이젠 견주의 그림자 배트걸
2021.04.02 16:15:03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박쥐 닮은 외모 탓에 잔인하게 버려진 개가 좋은 가족을 만난 덕분에 보호자의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면서 11년째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미국 동물전문매체 더 도도가 지난 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얼리샤 브랜트는 11년 전에 딸과 함께 차를 몰고 가고 있었다. 그녀의 딸이 한 운전사가 차창 밖으로 작은 개를 던져버리고 가는 모습을 목격하고, 엄마에게 알렸다.
브랜트는 “내 딸이 한 차 밖으로 던져진 개를 봤다,”며 “그 개는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여서 체중이 2파운드(약 0.9㎏)에 불과했고, 눈은 치료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상태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브랜트 모녀는 차를 세우고, 바로 작은 개 ‘밉스’를 구조해서 집으로 데려갔다. 밉스는 길고 검은 귀에 작은 체구 때문에 개보다 박쥐처럼 보였다. 브랜트는 개가 너무 작고 쇠약한 상태라서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할 것 같았다.
브랜트는 “딸이 강아지를 목욕시킬 동안, 강아지는 욕조에 조용히 앉아서 내 딸의 손에 몸을 맡겼다,”며 “내가 강아지를 동물병원에 데려갔다.”고 말했다.
눈 하나, 다리 하나, 고막 하나를 잃은 개 밉스는 그러나 11년간 브랜트의 가족이 됐다. 밉스는 벨기에 태생 애완견인 브뤼셀 그리펀 종(種)으로, 벨기에 궁중 애완견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외양은 박쥐에 더 가깝게 보인다. 특히 목욕할 때 털이 몸에 딱 달라붙어서, 더 박쥐같다.
누군가는 박쥐같은 외모 때문에 밉스를 버렸을지 몰라도, 브랜트 가족은 밉스의 외모 그대로 사랑해줬다. 특히 지난해 견주 친구의 어머니가 손수 밉스를 닮은 인형을 만들어서 선물할 정도로, 박쥐같은 외모는 밉스의 시그니처가 됐다. 밉스는 이제 1만7000명에 가까운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거느린 스타견이다.
14살이 된 밉스는 덩치 큰 개들을 호령하는 집안 어르신이다. 벨지안 말리노이즈 반려견 ‘레치’는 자신의 머리통만한 밉스를 어려워한다고 한다. 보호자는 “레치는 심지어 밉스를 무서워해서, 그 점이 아주 재미있다.”고 말했다. 같은 브뤼셀 그리펀 반려견 ‘크럼’ 정도만 밉스와 겸상을 할 정도다.
레치 앞발에 자신의 왼발을 얹은 밉스.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레치, 크럼, 밉스다.
밉스는 한 번 싸우면 절대로 물러서지 않기 때문에, 다른 개들은 절대로 못 이겼다. 보호자는 “한 번은 밉스가 소화전을 침입자라고 생각해서, 소화전에 대고 20분간 짖은 적이 있다,”며 “(그 기세에) 나는 밉스에게 진실을 알려줄 용기가 없었다.”고 농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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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밉스도 엄마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멍멍이다. 브랜트는 “밉스는 한 여자만 바라보는 개로, 100% 내 그림자처럼 군다,”며 “내 품이나 무릎 위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내가 가는 곳이면 거의 모든 곳에 함께 간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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