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앞서 대놓고 서랍장 뒤지는 냥아치.."좋은 거 있음 나 줘라옹"
2021.04.02 16:41:54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집사가 서랍장을 못 열게 하자 고양이는 그 안에 좋은 게 있다고 생각했는지 서랍이 열리길 기다렸다 현장을 덮쳐 대놓고 뒤지기 시작했다.
최근 고양이 '무민이'와 '세찬이'의 작은 누나 집사는 외출을 하기 위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양말을 꺼내기 위해 서랍장을 여는 순간 어디선가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무민이가 튀어나왔다.
열린 서랍장 안으로 들어간 무민이는 눈앞에 보이는 양말들을 하나씩 빼내기 시작했다.
평소 집사가 서랍장을 못 열게 하는 이유가 안에 좋은 것을 숨겨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지 열정적으로 양말들을 파내는데.
솜방망이 같은 앞발을 이용해 야무지게 서랍장 안을 뒤지는 모습을 보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했다.
그런 무민이를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동생냥 세찬이다.
세찬이는 집사의 바로 앞에서 대놓고 서랍장을 뒤지는 형의 모습을 빤히 쳐다봤다. 나쁜 일은 금방 배운다고 아무래도 보고 배울 모양이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작은 집사는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트렸다.
무민, 세찬이의 큰 누나 집사는 "원래 손잡이가 달린 서랍에 양말을 보관했는데 무민이가 틈만 나면 열고 다 꺼내서 서랍을 바꿨어요"라며 "무거운 베란다 문도 잘 여는 힘센 고양이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바꾼 뒤로는 못 열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안심하고 지내던 차에 작은 집사가 외출하려고 서랍을 열었더니 밥 먹다 말고 후다닥 뛰어와서 저렇게 난리를 쳤어요"라며 "그걸 보고 배워서 그런지 안 그러던 둘째도 형아 따라 양말을 빼곤 해요"라고 덧붙였다.
5살 반된 무민이는 작은 누나 집사의 친구가 구조한 냥이다.
공원에서 혼자 있던 꼬질꼬질한 캣초딩을 그냥 두고 올 수 없어 구조를 했고, 그 아이를 지금의 집사가 맡아서 키우게 됐다고.
무민이는 까칠한 듯하면서도 개냥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란다.
덩치는 엄청 크면서 초인종 소리만 들려도 의자 밑으로 숨는 그런 반전 모습들이 매력 포인트라고 한다.
이제 중년이 되어가는 나이라 사냥놀이에는 시큰둥하다는 무민이.
하지만 술래잡기는 여전히 좋아해서 한 번 발동 걸리면 커튼 뒤에 숨어서 집사를 습격하고 도망가는 식으로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닌단다.
동생인 세찬이는 올해로 3살이 됐다. 둘째를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좋은 인연으로 알게 된 고양이 쉼터에서 데려오게 됐다고.
처음 만나 집에 올 때부터 쓰다듬어주면 고롱고롱 골골송을 부르던 세찬이는 어릴 때 모습 그대로 순둥한 냥이로 성장했다.
낯가림도 없고 사람을 좋아해서 처음 보는 큰 누나 집사 친구들에게도 서슴없이 애교를 부려 인기 만점이라고 한다.
요즘은 작은 누나 껌딱지가 돼서 졸졸 쫓아다니며 화장실도 같이 가고 잠도 같이 자고 있단다.
워낙 성격이 좋아서 무민이랑도 금방 친해졌고 투닥투닥 하면서도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다는 세찬이.
너무 사이가 좋아서 문제인 게 무민이가 사고를 치면 그걸 가만히 보고 배운다고.
최근에는 무민이가 샘플로 받은 사료를 물고 도망쳤는데 그걸 또 좋다고 뒤쫓아 갔단다.
결국 작은 누나에게 걸려 바로 사료를 빼앗겼지만 세찬이는 사료가 중요하지 않았는지 마냥 신나했다고 한다.
무민, 세찬의 큰 누나 집사는 "무민아, 세찬아. 누나가 해주고 싶은 건 많은데 마음과 통장 잔고가 비례하지 않아서 많이 슬프다"라며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행복하게 해줄 테니까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면서 건강하게 속 편히 살자"라고 말했다.
이어 "할미랑 엄마랑 누나들이랑 오래오래 같이 있자. 사랑해"라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