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이제 그만 나와주렴' 대전 재개발 할머니 강아지 100마리 새 보금자리로
2021.04.09 14:30:32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갈 곳이 없어 재개발 지역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할머니와 할머니가 기르던 개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간다.
9일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카라는 이날 대전광역시 동구 천동의 재개발 지역에서 할머니의 강아지들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재개발에 따른 철거가 임박한 지난 2월 할머니와 개들의 사연이 알려졌다. 20년 전 집앞에서 떨고 있는 강아지를 거두면서 개들을 키우게 됐다는 할머니. 하지만 어느새 개들은 할머니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고, 철거가 진행되면서부터는 이주민들이 버리고 간 개들까지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할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 개들의 거주환경도 쓰레기집과 마찬가지로 엉망이 되어 버렸다. 대략 80마리로 알려졌으나 눈에 띄지 않는 강아지들도 있었고 그 사이에도 강아지들이 태어나면서 카라는 100마리 정도까지 구조 개체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카라는 동물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자기 감당 범위를 벗어나 의도와 달리 학대하는 애니멀 호딩은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카라는 "물건을 수집하는 저장강박과 애니멀 호딩 모두에 해당하는 기초수급자 할머니는 재개발 지역이 철거될 때 갈 곳이 없어 떠나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다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며 "할머니가 이 많은 동물과 함께 살게 된 것은 최초 유기동물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되었으나 중성화 없는 돌봄 속에서 개들은 자가번식을 거듭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방송에서는 할머니의 사연을 사설보호소처럼 미담화했지만 애니멀 호딩은 사설보호소와는 구분되어야 하며 동물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중대한 문제"라며 "이번 사례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유기동물 문제가 올바른 양육을 하지 못하는 할머니의 애니멀 호딩을 부추기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카라는 구조되는 강아지들은 바로 병원으로 이동, 검진을 진행하고 이후 각각의 상태와 필요에 따라 치료계획을 수립하여 중성화 수술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건강을 회복한 후에는 사회화 교육 등을 통해 평생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돌봄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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