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알리고 사라진 `11년 가족` 반려견..한 달 만에 컴백홈

2021.04.09 14:52:32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화재 위기를 알리고 사라진 반려견 탱크.

[출처: 미국 KBTX3 지역방송 갈무리]

 

[노트펫] 화재 위기에서 보호자 가족을 구한 반려견이 화재 직후 실종됐다가 한 달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사라진 영웅견이 화재 두 달 뒤에 발견됐다고 미국 KBTX 지역방송이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서 반려견 ‘탱크’는 지난 2월 한밤중에 미국 텍사스 주(州) 칼리지 스테이션 시(市) 집에서 길길이 날뛰어서, 바이스 부부의 잠을 깨웠다.

 

아내 셰이 바이스는 “나는 뒤쪽 침실에서 자고 있었고, 남편은 거실에서 잠들었다,”며 “내가 침대에 일어나 앉았을 때, 연기가 뒤쪽 침실까지 내려와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바이스 부부는 아이들을 깨우고, 탱크 목줄을 쥔 채 연기로 가득한 집에서 몸만 나왔다. 탱크가 아니었다면, 부부는 불이 난 집에서 큰 화를 입을 뻔했다.

 

바이스 가족의 집이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다.

[출처: 미국 KBTX3 지역방송 갈무리]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전 재산을 잃은 부부는 임시방편으로 밀리컨 마을에서 캠핑카를 빌려 생활하기로 했다. 가족이 함께 살기에 캠핑카가 너무 좁아서, 부부는 탱크를 캠핑카 안에 둘 수 없었다. 캠핑카 생활 첫날밤 탱크를 밖에서 재우기로 했는데, 그 첫날밤에 탱크가 사라졌다. 화재와 낯선 환경에 많이 놀랐던 탓이다.

 

탱크의 실종은 화재만큼 큰 시련이었다. 탱크는 바이스 가족을 구한 은인인 데다, 11년 가까이 함께 한 가족이기에 가족을 잃어버린 것과 같았다. 게다가 탱크는 골반 지병으로 절뚝거리는 탓에 약을 먹고 있어서, 더 걱정됐다.

 

아내는 “지난 3월 16일부터 오늘까지 나는 모든 구조단체, 보호소, 동물병원에 전화를 걸었고, 실종전단지를 붙였으며, 소셜 미디어에 실종 공고를 냈다,”며 “나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내 남편과 아이들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탱크의 실종전단지. [출처: 미국 KBTX3 지역방송 갈무리]

 

낙심한 가족에게 거의 한 달 만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말 농장 ‘쉴러 랜치’의 농장주 크리스티 쉴러가 지난 6일 바이스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서, 탱크의 실종 전단지를 봤는데, 최근 목장을 배회하던 개가 탱크 같다고 알렸다.

 

탱크 같다는 전화들을 모두 확인해봤지만 다 아니었기에, 아내는 쉴러의 전화도 믿지 못했다. 그러나 30초 만에 불신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쉴러는 “남편이 오늘 아침 웰본 우체국에 갔다가 전단지를 보고 나에게 전화했고, 나는 남편에게 주인에게 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견주에게 전화한 지 30초 안에 그녀가 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바이스 가족은 탱크를 데리러 쉴러 농장을 찾아갔다. 가족의 품에 안긴 탱크는 말 농장 주변을 배회하면서도 꽤 잘 지낸 듯 했다. 쉴러가 경찰견 자선단체 ‘K9s포캅스’의 설립자이기도 해서, 탱크를 제대로 돌본 덕분이다.

 

셰이 바이스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다시는 탱크를 내 시야 밖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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