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데려온 강아지 근황
2021.04.26 16:19:28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지난해 여름 고속도로 인근에서 데려온 강아지의 근황이 보는 이들을 유쾌하게 하고 있다. '강아지 버린 인간' 보란 듯이 행복하게 해주겠다던 각오를 현실로 만들어냈다.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 "고속도로에서 데려온 강아지 근황이에요 ㅋㅋ"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고속도로 인근 자재창고 길을 해매던 강아지를 구조입양했다면서 글을 올렸던 이가 8개월이 지난 현재 모습을 전한 것이었다.
보드라운 털에 촛점을 잡기 힘들 만큼 들뜬 얼굴로 주인을 바라보는 강아지의 모습에서 발랄함이 느껴지고 있다. 아이의 뒤를 졸졸 따르고 눈을 맞추는 모습에서는 사랑스러움이 절로 배어나오고 있다.
글쓴이는 "누가 이렇게 맹목적으로 나를 좋아해줄 수 있을까 싶을만큼 정말 엄마를 너무너무 따르고 좋아한다"며 또 "엄마가 같은 공간에 있어도 아들이랑 시간을 보낼만큼 아들도 아주 좋아한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글쓴이가 지금은 '반달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녀석을 만난 것은 지난해 8월 중순이었다. 도움이 필요한 동물들을 잘 찾는다는 글쓴이는 이날 광주대구고속도로 광주 방향 해인사IC 쪽으로 차를 찾으러 가다가 고속도로 옆 자재를 적재하는 길에서 까만 두눈과 딱 마주쳤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고령까지 갔다가 돌아와 차를 갓길에 세우고 데려왔다.
진드기가 덕지덕지 붙은 몸에 장마와 폭염에 시달리고 있던 반달이.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지 차 소리와 오토바이 소리를 심각하게 두려워하고 도로 옆으로는 산책도 가지 못했다. 특히 성인 남성을 두려워해서 잠을 잘 때도 남성과는 거리를 두려했다.
어린 아이가 있고 맞벌이였던 부부는 믹스견이라 데려가겠다는 이가 없어서 상의 끝에 직접 키우기로 했다. 한 달 반이 지나 3살 아들과 둘도 없는 좋은 친구가 됐고, 여전히 남성을 두려워하지만 구조자인 엄마에게는 뛰어와 만져달라고 하는 등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구조자는 그렇게 안정을 찾아가는 강아지의 모습을 보고, 평생 책임질 것을 다짐하는 한편으로 강아지를 버린 인간 보란 듯이 첫 글을 올린 것이었다. 8개월이 지난 지금 반달이는 앞서의 사진처럼 몰라보게 달라졌다.
글쓴이는 "가장 큰 건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는 것이고, 큰 오토바이 소리가 나면 길에 못다녔었는데 아이랑 남편이랑 같이 자주 산책을 다녔더니 이젠 오토바이 소리가 나도 전혀 겁내지 않고 씩씩하게 산책하는 강아지가 됐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또 "아직도 남편이 서있으면 무서워하지만 앉아있을땐 옆에 먼저 다가가서 애교를 부릴만큼 성인 남자에 대한 공포도 많이 극복했다"며 "4살 아들한테 우리 가족 구성원을 물으면 엄마 아빠 반달이라고 대답할만큼 우리는 정말 가족이 됐다"고 뿌듯해했다.
글쓴이는 "베댓(베스트댓글)에 어느 분께서 로또 당첨되라고 해주셨는데 그 뒤로 정말 많은 행운이 따랐다"며 "반달이가 저한테 갖다준 복이 맞나보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처음 글에 정말 좋은 말씀과 축복을 해주셔서 감사했고 늘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누리꾼들이 보내준 지지와 응원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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