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고양이 삼남매 키우려고` 새둥지에 둥지 튼 고양이 부부
2021.05.21 14:33:52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나무 위 새둥지 안에 어미고양이가 새끼고양이 3마리에게 젖을 물리고 있었다.
[출처: Facebook/ ChilternCats]
[노트펫] 새를 사냥하는 고양이가 새둥지에 둥지를 트는 이례적인 일이 영국에서 목격됐다. 나무 주위를 돌며 호위한 수고양이 뒤를 따라가 보니, 어미고양이가 낡은 새둥지에 새끼고양이 3마리를 기르고 있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고양이 보호단체 캣츠 프로텍션에 따르면, 잉글랜드 버킹엄셔 아머샴 시(市)에서 수고양이 한 마리가 가족을 감시했다. 가족은 수고양이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유심히 지켜봤다. 수고양이는 산업단지를 맴도는 길고양이 같아서, 가족은 캣츠 프로텍션에 신고했다.
캣츠 프로텍션의 자원봉사자 루스 골러는 죽은 새끼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을 뿐 수고양이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골러는 한 주간 인근 정원들을 수색하고, 전단지를 돌려서 수고양이 소식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수소문하고, 카메라들까지 설치했다.
끈기 있는 노력 끝에 골러는 고양이 한 쌍과 우연히 마주치게 됐다. 그녀는 고양이 한 쌍과 친해진 후 고양이들 뒤를 밟았고, 고양이 부부는 그녀를 나무로 인도했다.
놀랍게도 나무 위 새둥지에 새끼고양이 3마리가 있었다! 고양이 부부는 낡은 새둥지에 새끼들을 낳아 기르면서, 아빠 고양이가 둥지 주변을 돌며 경비를 선 것이다.
골러는 “나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서, 컨테이너 위로 올라가서 높은 나무 가까이 다가갔다,”며 “바로 그때 내 앞 둥지에서 어미고양이가 새끼고양이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녀는 “수고양이는 근처에서 지켜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캣츠 프로텍션 칠턴 지부 간사인 캐서린 그레이브스는 “새끼고양이가 태어난 후 수고양이가 떠나지 않고 머무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사실 나는 전에 결코 이런 경우를 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새둥지에 사는 다섯 가족을 구조해서, 동물병원 치료를 받게 했다. 단체는 놀라운 부성애를 보여준 수고양이에게 도요새란 뜻의 ‘윌렛’이라고 이름 붙였고, 어미고양이 이름으로 꾀꼬리란 뜻의 ‘오리올’이라고 지어줬다. 새끼고양이들 이름은 각각 ‘브랜’, ‘제이’, ‘로리’로 정했다.
현재 임시보호자가 고양이 가족을 맡아서 돌보고 있다. 단체는 금슬 좋은 고양이 부부를 떼어놓지 않고, 함께 입양 보낼 계획이다.
단체는 고양이 가족이 어떻게 새둥지에 둥지를 틀게 된 건지 정확한 사연을 알 수 없었다. 고양이 부부가 새들을 쫓아낸 것인지, 주인 없는 둥지를 그냥 차지한 것인지 윌렛과 오리올만 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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