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빙하에서 가출견 구조한 러시아 쇄빙선..`1주 만에 엄마 품으로`

2021.06.09 14:56:51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북극해 대륙 빙하 위에서 발견된 사모예드 반려견 아이카(노란 원).

[출처: 러시아 통신사 튜멘스카야 리니야 유튜브 갈무리]

 

[노트펫] 러시아 쇄빙선이 한 주간 북극해 빙하 위를 헤매던 반려견을 우연히 구조해서, 견주 품에 돌려보냈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지난 8일(현지시간) 러시아 영자지 모스크바 타임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마이스 카메니 마을에 사는 한 살 사모예드 반려견 ‘아이카’는 지난 5월 21일 열린 대문 밖으로 도망쳤다. 견주 스베틀라나 체레쉬니에바는 그날 저녁 퇴근 후 뒤늦게 반려견의 가출을 알게 됐다.

 

견주의 가족과 마을 주민들이 한 주 넘는 기간 동안 애타게 찾아다녔지만, 아이카를 찾지 못해 슬픔에 잠겼다. 아이카가 추위 속에 한 주 넘게 홀로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네프트 직원들이 구조한 아이카와 기념사진을 남겼다.

[출처: 가즈프롬네프트]

 

해빙이 녹아서 조각조각 표류하는 유빙의 계절이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에, 아이카가 해빙 틈새로 바다에 빠졌거나 유빙을 타고 표류할 위험이 컸다. 결국 가족은 수색을 포기하고, 아이카가 어딘가에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슬퍼했다.

 

견주가 아이카를 찾지 못한 게 당연했다. 러시아 쇄빙선 알렉산드르 산니코프 호의 선원들이 북극해 대륙 빙하 위에서 하얀 사모예드 아이카를 발견한 것은 기적에 가까웠다.

 

아이카는 쇄빙선에서 내린 후 공기부양정을 타고 견주 품으로 돌아갔다.

[출처: 러시아 통신사 튜멘스카야 리니야 유튜브 갈무리]

 

아이카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빙하 위에서 발을 절뚝거리며 헤매다가, 쇄빙선 선원들을 보고 꼬리를 흔들었다고 한다. 선원들은 쇄빙선 옆 계단을 내린 후, 먹이로 아이카를 유인했다. 얼음에 발을 벤 아이카는 절뚝거리면서 천천히 쇄빙선 계단 위로 올라왔다.

 

러시아 국영 정유·천연가스기업 가즈프롬네프트의 직원은 지난달 28일 체레쉬니에바에게 전화를 해서 혹시 반려견을 잃어버렸는지 묻고, 아이카의 주인이 맞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선원들은 쇄빙선 옆에 공기부양정(hovercraft)을 내려서, 아이카를 태운 후 견주 품으로 돌려보냈다.

 

아이카는 집에 돌아온 첫날 하루 종일 잠만 잤다고 한다. 이틀째부터 왕성한 식욕과 함께 평소 명랑한 모습을 되찾았다는 후문이다.

 

 

아이카는 이번 가출로 큰 교훈을 얻었다. 견주는 “이 모든 모험 끝에 아이카는 우리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고, 밖에 나가려고 돌진하지도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에 앞서 알렉산드르 산니코프 호 선원들은 지난해 12월 북극해 오비만 빙하 위에서 설상차(snowmobile)를 타다가 갈라진 틈새에 빠진 사람 2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