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미터 배수로에 추락한 고양이들을 구조하라'

2021.07.06 10:38:17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10미터 아래 배수로 아래로 추락한 지 나흘. 구해달라는 울음소리 마저 힘을 잃어가던 고양이 2마리가 구조됐다.

 

6일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상가 화장실 옆 한 배수로에서 길고양이 성묘 2마리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10미터 이상 되는 건물 3층 높이 아래로, 낭떠러지처럼 깊고 어두운 배수로 공간에 고양이 두 마리가 고립됐다는 제보가 카라에 들어왔다. 배수로에 빠진 고양이들이 발견된 것은 지난 2일로 나흘째였다.

 

 

제보자가 보내온 사진 상 고양이들이 스스로는 절대 빠져 나올 수 없는 구조였고, 카라 활동가들이 급히 현장으로 달려갔다. 플래시 불빛 없이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곳에, 고양이 두 마리가 배수로 물을 피해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카라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포획틀을 줄로 묶어 내려보내는 등 작업을 진행했지만 고양이들은 포획틀에 들어오질 않았다. 카라는 이에 119구조대에 상황을 알리고 구조를 요청했다.

 

119구조대는 단순 동물 구조 요청 땐 출동을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도 인근 성동서 119구조대에서 곧바로 출동했다. 배수로를 살펴보던 구조대원들은 직접 몸에 로프를 묶고 깊은 벽 아래로 내려가기로 했다.

 

구조대원이 내려가는 동안에도 고양이들은 울고 있었다. 힘이 많이 빠져 있는 상태였다. 바닥에 무사히 내려앉은 구조대원이 그물망으로 고양이를 한마리씩 안아 올리면서 구조 작업은 끝이 났다. 

 

 

 

 

고양이들은 여러 날 동안 고립되어 있었던 탓에 냄새가 배어 악취가 진동했다. 카라에서 고양이들을 곧바로 동물병원으로 옮겨 진찰을 해본 결과 응급치료를 필요로할 정도의 건강이상은 없었다.

 

 

카라는 "높다란 시멘트 벽에 갇힌 고양이들은 햇빛도 들지 않고 먹을 것도 없는 절망적인 그곳에서 누군가의 손길만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며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해 고양이들이 떨어진 틈이나 입구를 찾아보았지만 상가 화장실 창문 이외에는 찾을 수 없었고, TNR까지 되어 있는 성묘들이 어떻게 떨어졌는지는 미스테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절한 울음 소리 외에는 스스로 '살려달라' 고 누군가에게 도움조차 요청할 수 없는 것이 동물들"이라며 "우리 사회의 가장 약자인 동물들을 위해 망설임 없이 달려와 주신 성동서 구조대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카라는 성동소방서 119구조대에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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