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 9살 고양이 계정 막은 이유..“13세 미만이라서”
2021.07.09 15:57:43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인스타그램이 13세 미만 연령제한 규정에 따라 9살 고양이의 계정을 막았다가, 실수를 인정했다고 미국 abc7 지역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발레이오 시(市)에 사는 아이린 웡과 그녀의 아버지 조 즈웨츠루트는 주차된 차 아래에서 새끼 길고양이 ‘어니’를 구조한 후 집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어니는 아주 작고, 생후 두어 달밖에 되지 않은 새끼고양이였다.
집사는 어니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했지만, 어니는 항상 집을 찾아왔다. 하루는 왼쪽 뒷다리를 심하게 다친 채 집에 돌아왔다. 집사는 어니를 동물병원에 데려갔고, 수의사는 다리 절단수술 밖에 방법이 없다고 진단했다.
어니는 3발 고양이가 됐지만, 여전히 활기찼다. 그리고 현재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로 성장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던 웡은 지난해 4월 어니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팔로워 수는 8천명을 넘어섰다.
집사는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지 거의 1년 뒤에 어니의 생일을 공개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 웡은 “사람들이 어니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볼 때마다 어니의 생일(6월 19일)이 언제인지 알도록 하면 귀엽겠다고 생각했다.”며 개인정보에 어니의 생일을 넣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인스타그램은 9살 고양이 어니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 수 있는 최저연령 13세에 미달한다며, 지난 4월 15일 어니의 계정을 막아버렸다. 인스타그램 기준연령에 미달해서 계정을 폐쇄당한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웡은 “그래서 나는 (인스타그램에) ‘이것은 내 고양이 계정이고, 내가 관리한다. 내가 고양이 계정의 관리자고, 나는 50세다.’라고 말해야만 했다.”고 박장대소했다.
그녀는 #프리어니 캠페인을 시작했고,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부터 인플루언서까지 여기저기 문을 두드린 끝에 언론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abc7은 인스타그램과 모회사 페이스북에게 연락해서 인스타그램 연령제한이 고양이 어니에게도 해당되는지 문의했다.
며칠 후 인스타그램은 실수를 인정했고, 어니는 “인스타그램 교도소에서 출소해” 어니의 계정을 돌려받았다. 인스타그램은 “그들의 계정을 기능하지 못하게 한 것은 (검사 필터가 잘못 식별한) 긍정 오류(false positive)였다. 계정 주인은 다시 정상적으로 게시물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해명했다.
어니의 계정은 무려 36일간 막혔지만, 이 고난을 계기로 어니는 TV에 나온 고양이가 됐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도 9천명 가까이로 늘어났다. 웡은 “우리를 도운 모든 분들에게 고맙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이어 그녀는 인스타그램에서 “많은 반려동물들이 무고한 행위로 IG(인스타그램) 교도소에 수감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것의 가장 나쁜 부분은 IG가 확실한 해결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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