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갈고양이 납치 걱정해 100만원 걸었더니..이웃집에 갇혀 쫄쫄 굶은 야옹이
2021.07.23 16:00:52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집사가 2주 가까이 희귀종 고양이를 잃어버리고 납치를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공사 중인 이웃집 화장실에 갇혀있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레코드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코틀랜드 미들로디언에 사는 콜린 맥닐(48세) 가족은 지난 2일 8살 벵갈고양이 ‘배티’를 잃어버린 후 찾아주는 사람에게 포상금 1000파운드(약 158만원)를 약속했다.
영국에서 반려동물 납치사건이 빈발하면서, 이국적인 점박이 무늬를 자랑하는 벵갈고양이 배티가 도둑맞은 것은 아닌지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티를 빨리 찾고 싶은 마음에 내건 포상금이 온갖 사기꾼을 불러들인 꼴이 됐다. 가족은 장난전화에 시달렸고,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 배티를 봤다는 불확실한 정보를 포함해서 벵갈고양이 5마리를 보고 실망했다. 기다림이 길어지자 가족은 배티가 다쳤을 수도 있다는 최악의 가정까지 하고, 인근 동물병원과 동물단체들을 수소문했다.
배티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질 즈음 이웃집 여성이 지난 14일 가족을 찾아와서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배티를 찾았다고 말했다. 12일 만의 일이었다!
맥닐은 바로 이웃집으로 달려가서 배티를 보고 안도했다. 배티는 허약해보였지만, 무사했다. 그는 “배티가 집에 돌아와서 물 한 잔 반을 쭉 들이켰다. 그리고 2층에 올라가서 내 둘째 아들 침대에 올라가서 푹 쉬었다. 아이들은 모두 행복해했고, 나도 안심했다.”고 기뻐했다.
맥닐은 “배티는 풀어놓고 키우는 고양이라서, 한 번에 몇 시간씩 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배티는 2일에 나갔고, 2주가 흐를 때까지 우리는 배티를 전혀 보지 못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 수 없겠지만, 단서들을 맞춰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집사가 배티의 총 13일간 행적을 추리한 바는 다음과 같다. 이웃은 건설업체에 집 보수공사를 맡긴 후 휴가를 떠났다. 배티가 사라진 날 엄청난 폭우가 내렸는데, 동네를 돌아다니던 배티가 비를 피하려고 그 이웃집에 들어간 듯 했다.
공사 인부들이 들락날락 하면서 이웃집 대문이 열려있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문을 잠갔고, 배티는 이웃집에 갇힌 신세가 됐다. 먹을 것도 마실 물도 없는 상태로 배티는 13일을 어떻게 버텼을까?
맥닐은 “변기 뚜껑이 확실히 덮여있었기 때문에 배티가 변기물도 마실 수 없었다. 하지만 배티가 화장실 뒤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화장실 바닥에 모인 물이나 온도차로 응결된 물을 발견한 게 아닐까 싶다.”고 추측했다.
이웃집에 감금된 사고 후에도 맥닐은 배티를 풀어놓고 있다. 활동적이고 왕성한 체력을 가진 벵갈고양이를 가두고 기르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는 게 집사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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