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화수술 반려견 죽자 흉기 휘둘러..수의사회 "경악스럽다..안전한 진료환경 마련돼야"
2021.07.30 09:34:28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중성화수술을 받던 도중 반려견이 숨진 것에 격분해 보호자가 수의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과 관련, 수의계가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지난 27일 서울 양천구의 한 24시 동물병원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50대 남성 보호자는 자신의 강아지가 중성화수술을 받다가 죽은 것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수의사의 팔을 수의용 가위로 찔러 다치게 하고, 술에 취한 채 다시 찾아와 술병으로 병원장을 내리쳤다.
수의사와 원장은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남성을 특수상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에 들어갔다.
중성화수술은 흔하게 진행되면서 일반에는 손쉬운 수술로 인식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엄연히 중대 진료에 속한다.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중대 진료 사전 동의와 진료비 사전 고지를 골자로 입법예고한 수의사법 개정안에서 중성화수술은 중대 진료의 사례로 제시됐다.
대한수의사회는 지난 29일 성명서를 내고, "2만여 수의사와 대한수의사회는 분노를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강도 높은 우려를 표명했다.
수의사회는 "과거와 달리 사회적으로 동물의 건강권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으며, 대부분의 국민이 동물을 가족처럼 여길 정도로 반려동물 문화도 발전했다"며 "그러나 아직 일부 성숙하지 못한 보호자의 인식 및 이러한 현장을 반영하지 못한 법령의 문제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의료법에는 의료기관내의 의료인의 안전을 담보하는 법률 조항이 있지만 수의사법에는 그 조차 없는 현실"이라며 "2만여 수의사와 대한수의사회는 동물병원 내에서 수의사 및 종사 인력에 대한 폭행 행위를 억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진료환경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한수의사회는 또 "동물병원 내 폭행은 수의사와 종사 인력은 물론 진료 받고 있는 동물의 안전과 생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보호자들의 성숙한 의식변화를 위해 다양한 홍보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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