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잃은 어미개, 어미 잃은 강아지들 품에 안다

2021.08.13 15:09:25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강아지들을 낳은 직후 무지개다리를 건넌 어미 개 포피.
[출처: 미국 폭스9 지역방송 갈무리]

 

[노트펫] 비극과 비극이 만나서 기적이 빚었다. 강아지들을 모두 잃은 어미 개가 어미 잃은 강아지들을 새끼로 받아들였다고 미국 KARE11 지역방송이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네소타 주(州)에 있는 동물구조단체 ‘러프 스타트 레스큐’는 최근 젖먹이 강아지 10마리를 돌볼 방법을 찾느라 자원봉사자들을 총동원해야 했다.

 

안타깝게도 어미 개 ‘포피’가 지난달 8일 강아지 10마리를 낳은 직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심장사상충 치료를 받지 못한 탓이었다.

 

   갑자기 어미 잃은 젖먹이 강아지 10마리를 돌보느라 존슨 부부는 잠도 자지 못했다. [출처: 렉시 존슨 페이스북]

 

임시보호자 렉시 존슨은 “우리는 정신없이 서둘러서 앞으로 강아지들을 돌볼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자원봉사자가 밤 11시 30분까지 강아지들에게 우유를 먹였고, 우리 부부는 밤에 3시간마다 일어나서 강아지들에게 우유를 줬다. 우유를 한 번 줄 때마다 1시간 반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존슨 부부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강아지들을 돌봤다.

 

한편 어미 개 ‘페퍼’는 강아지들을 낳았지만, 강아지들을 모두 앞세웠다. 새끼를 잃은 페퍼는 엄청난 충격을 받고, 페퍼의 우울증이 점점 심해졌다.

 

강아지들을 잃기 전 밝았던 페퍼의 과거 모습. [출처: 폭스9 지역방송 갈무리]

 

존슨은 검은 개 페퍼의 아픈 사연을 듣고, 발상을 떠올렸다. 포피의 강아지들과 페퍼를 가족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페퍼는 슬픔을 극복할 수 있고, 강아지들은 엄마 품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페퍼에게 달려있었다. 페퍼가 강아지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생각도 무용지물이었다.

 

   강아지 10마리를 입양한 직후 페퍼. 우울해하던 페퍼는 강아지들을 보자마자 바로 새끼로 받아들였다. [출처: 렉시 존슨 페이스북]

 

존슨이 집에 처음 페퍼를 데려왔는데, 페퍼는 강아지들을 보자마자 꼬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페퍼는 강아지들과 만난 지 5분 만에 모두에게 젖을 물렸다. 그 모습을 보고 존슨은 눈물을 흘렸다.

 

존슨은 “페퍼가 바로 강아지들 옆에 앉더니 옆으로 누웠다. 강아지들도 본능적으로 페퍼를 향해서 꼬물거리고 다가가더니 젖을 빨기 시작했다. 페퍼는 놀라운 기적과 다름없다.”고 감탄했다.

 

   페퍼는 강아지들을 입양한 후 한층 밝아지고 건강해졌다. 앙상하게 마른 몸에 살이 붙고, 표정도 환해졌다. [출처: 미국 폭스9 지역방송 갈무리]

 

강아지들은 엄마 포피를 잃었지만 형제들과 함께 있는 데다, “개가 되는 법을 가르쳐줄 엄마” 페퍼도 있다고 존슨은 감사했다.

 

존슨은 지난 7월 24일 페퍼의 강아지 입양 소식을 전하며 “나는 행복의 눈물을 흘렸다. 엄마 포피가 (하늘에서) 대신 엄마 역할을 맡아준 페퍼에게 정말 감사할 것이란 것을 알고 흘리는 눈물이다.”라고 감동했다. 네티즌들도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강아지들이 충분히 자랄 때까지 페퍼의 입양을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 페퍼와 강아지들은 오는 25일 전후로 입양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미 강아지들을 입양하겠다는 지원자들이 있다고 단체는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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